한국교회 "헌법재판소 결정 존중할 것"…극우 기독교와 거리두기 본격화

개신교 최대 규모의 교단 연합 단체인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한교총)이 "헌법재판소가 법리에 따라 숙고해 무엇을 결정하든 존중하겠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극우 기독교인의 기존 주장과 상반되는 입장이다.

 

한교총은 3·1운동 제106주년 한국교회 기념 예배를 23일 파주 한소망교회에서 개최하면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극단적 보수와 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정정당이나 득정인을 거명하지 않았지만 극우 성향의 전광훈·손현보 목사들이 잇단 정치적 발언에 대한 경계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헌법재판소가 법리에 따라 숙고하여 무엇을 결정하든 그 결정을 존중하며 존중하겠다"고 했다. 이어 "모든 교회는 권한을 가진 이들이 나라와 국민의 유익을 위해 부끄럽지 않은 결정을 내리도록 기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갈등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얻는 과정에서 가장 큰 책임은 정치 지도자들에게 있음을 지적한다"며 "여야 정치 지도자들은 분열과 대결을 통해 얻고자 하는 당리당략적 노림수를 내려놓고 대화와 타협으로 대한민국 회복을 위해 앞장서기를 바란다"고도 요구했다.

 

한교총은 "정부와 법원과 검찰과 국회는 이기적 권력으로 군림하려 하지 말고 각각 주어진 권한을 행사해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이 혼란을 속히 수습하기를 바란다"며 "보수와 진보 어느 쪽에서 속하더라도 함께 살아야 할 하나의 대한민국"이라고 밝혔다.

 

 

한편 파주 한소망교회에서 열린 기념 예배는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의 특별 찬양과 기념 연극 '별유천지 6호실' 등을 통해 분위기를 돋웠다.

 

특별기도는 개혁개신 김선 총회장,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이상구 총회장, 보수개혁 김명희 총회장, 예정 박광철 총회장, 합동동신 가성현 총회장이 나선다.

 

한교총 명예회장 류영모 목사는 설교에서 "한국교회는 나라 사랑과 신앙을 나누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앞으로도 믿음을 지키고 나라를 사랑하다 목숨을 버리는 일을 한국교회는 영광으로 여기겠다"고 말했다.

 

만세삼창은 한교총 공동대표회장 김영걸, 이욥, 박병선 목사의 선창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한교총은 주요 교단 36개와 협력단체 20개가 가입된 기독교 최대 규모의 교단 연합 단체다. 모태는 1924년에 창립된 조선예수교연합공의회이며 1989년 출범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서 2012년 한국교회연합으로 분화됐다. 이후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출범했다.

 

한국교회 "헌법재판소 결정 존중할 것"…극우 기독교와 거리두기 본격화(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