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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준동 속 침묵하는 한국교회…"건강한 공론장 필요"

사회

by 김경호 진실 2025. 3. 2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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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2.3 내란 사태 이후 극우 개신교계가 한국교회를 과잉대표하며 복음 훼손과 기독교 신앙 왜곡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교회는 침묵 또는 방관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교회가 정치 사안을 회피만 할 것이 아니라, 안전한 공론의 장을 형성해 공적 영역에서 건강한 목소리를 내야 한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교회와 기독교의 이름으로 극단적인 정치 선동 메세지들이 광장에 울려 퍼지고 있는 동안 대다수의 한국 교회는 침묵하고 있습니다.

 

비기독교인들의 눈에는 교단· 교파를 떠나 하나의 교회로 비춰지는 현실.

기독교의 이미지 실추와 신뢰도 하락을 넘어 복음 전도의 문이 아예 막혀버릴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교인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박은주 집사는 "많은 어려움과 우여곡절 속에도 지난 30여 년 간 굳게 섬겼던 교회 공동체를 최근 탄핵 정국 속에 떠나게 됐다"고 말합니다.

 

민주헌정이 파괴되는 심각한 상황에 대한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공적 예배와 소모임 등에서 가짜뉴스와 음모론을 퍼뜨리는 이들을 보며 교회 공동체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박은주 집사]
"내란으로 야기된 이 나라의 긴박한 상황에 대해서는 기도 하나 전혀 없었고요. 오히려 서로가 경계해야 하는 가짜뉴스, 그것을 믿고, 대표 기도에서도 그걸 기도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동의를 합니다. 우리 교회 평신도들에게 어떤 혐오나 배제가 무의식적으로 젖어드는 현상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신앙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본질보다 저들이 믿는 (정치적) 믿음이 더 우선되나 이런 것을 자주 그렇게 느꼈었고요."

 

공동체의 분열과 갈등을 피하기 위해 정치적 사안에 관한 언급을 회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건강한 토론을 어렵게 하고 교회와 세상의 관계를 생각하는 이들의 고민을 더 깊게 만들고 있는 겁니다.

 

[박은주 집사]
"이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고, 우리는 어떻게 참여를 해야 되고, 아니면 참여를 하지 말아야 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은 전혀 없었고요. 저 사람은 극우일까, 저 사람은 나랑 같은 생각을 가진 교우일까라는 생각 때문에 기도의 내용을 나누거나 생각을 나누는 것이 굉장히 제한되고, 짧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지금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교회의 극우화, 정치 도구화 현상은 심화되고 교인들은 교회를 떠나게 될 것"이라며 "이제라도 기독교 정치 윤리에 대한 담론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정 정당이나 인물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내 건강한 공론의 장을 형성해, 교회가 피해야 할 정치적 행위와 지향해야 할 방향 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박성철 소장 / 하나세정치신학연구소]
"지금이라도 과연 공적 영역에서 그리스도인들이 활동을 하게 될 경우, 어떤 것이 올바른 신앙의 모습인가에 대한 공론이 있어야 된다는 거예요. 2025년 한국사회에서 민주적 다양성은 무엇인가, 그 다음에 디아코니아(섬김)라고 하는 것들을 이야기를 했는데 그러면 공적 영역에서의 섬김이라고 하는 건 무엇인가, 정치적 교권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교회는 무엇을 해야 되는가…"

[김형태 목사 /주님의보배교회]
"목사가 잘못된 어떤 판단을 했을 때 그것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는 그런 장치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리고 성도들도 깨어서 그냥 목사가 하는 말을 무조건 다 따르는 그런 지성 없는, 반지성적인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스스로 분별력을 가질 수 있는, 교회 안에서 이제 그런 교육들이 잘 이루어져야 되겠죠."

교회 공동체가 극심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이제라도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인정하며 차분히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CBS 뉴스 오요셉입니다.

 

극우 준동 속 침묵하는 한국교회…"건강한 공론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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