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이 분주하다. 내년 ‘통합돌봄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돌봄 공백을 메우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교회는 종교 공동체를 넘어 지역사회의 돌봄과 회복의 중심에 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팬데믹을 지나며 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공동체적 본질을 되찾으려는 자성이 일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깊다.
사실 교회의 대사회적 봉사나 구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한국교회는 소외된 이웃의 곁에 있었고, 의료·복지·교육·헌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헌신해 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교회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굳어지면서 이 같은 순수한 섬김의 진의가 왜곡되어 왔다. 이제 교회는 불신을 탓하기보다, 먼저 자신을 돌아보며 다시금 ‘이웃 사랑’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최근 여러 교계 세미나에서는 이러한 반성이 구체적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통합돌봄 시대’에 교회의 연합과 협력을 모색한 조사 결과는 물론, ‘다시 교회’ 운동을 통해 본질 회복을 다짐하는 목회자들의 움직임이 그 예다. 교회가 교세 확장보다 이웃의 유익을 앞세우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실천적 사랑으로 사역의 방향을 재정렬하려는 태도는 고무적 변화다. 또한 중대형 교회와 소형 교회가 연합해 전문성과 현장성을 결합하려는 논의는 미래 교회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올겨울 곳곳의 교회들은 각기 다양한 캠페인과 나눔 운동으로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온정을 전하고 있다. 병상에 있는 교우를 위한 지정헌혈, 연탄·식료품 지원, 자살예방 운동 등 구체적 봉사의 손길은 차가운 사회 속 따뜻한 등불이 되고 있다. 이러한 전통은 세간의 몰이해나 비판 속에서도 멈춰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더욱 체계화되고 전문화되어, 사회적 공신력과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한국교회가 다시 신뢰받는 이웃으로 서기 위해서는 ‘선교적 존재’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세상 속에서 복음의 가치를 삶으로 증명할 때, 교회는 자연스레 사회의 희망이 된다.
출처 : 주간기독신문(https://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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