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WCC의 삼위일체론과 기독론의 허구--문병호교수

WCC

by 김경호 진실 2013. 9. 26. 19:31

본문

WCC의 삼위일체론과 기독론의 허구

 

< 문병호 목사, 총신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

 

<이 원고는 2013년 합신총동문회수련회 특강 원고이며 우리는 왜 WCC를 반대하는가?”를 다음과 같은 순서로 연재합니다. 1. 한국교회와 WCC. 2. 아홉 차례 총회를 중심으로 본 WCC의 정체성. 3. WCC 에큐메니칼 신학4. WCC의 삼위일체론과 기독론의 허구. 5. WCC의 가시적기구적 교회일치론 비판. / 편집자 주>

 

 

그들은 주님께서 인성에 따라서 성령의 충만함을 입으셨으나 동시에 신성을 지니셨다는 것을 올바르게 조명하지 않는다그들은 주님은 우리와 동일하게 성령을 받았으나 다만 충만히 받았다는 점에서만 다를 뿐이라고 본다.

 

1. 정통적인 삼위일체론 부인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우리는 한 분 하나님이 성부성자성령의 세 위격으로 계심을 고백한다성부성자,성령 하나님은 각각 고유한 특성에 따라서 고유한 사역을 감당하신다서로 구별은 되시나 분리되지 않으시는 삼위 하나님은 그 본질에 있어 동일하시며동일한 영광과 존귀와 찬송을 받으신다.

 

과연 WCC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관한 이러한 가르침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가? WCC는 자신들이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경(325, 381)에 따라서 삼위일체를 올바로 고백하고 있다고 말한다과연 그러한가?

 

삼위일체론을 다루면서 WCC는 삼위 각각의 존재와 경륜(사역)은 도외시하고 그들의 관계에만 집중하고 있다성부성자성령이라는 이름이 삼위 서로간의 관계를 나타낸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계 자체가 삼위일체론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세 관계-성부와 성자성자와 성령,성령과 성부-는 세 위격이 서로 관련되어 있는 양상을 의미할 뿐이기 때문이다정통적인 삼위일체론은 삼위의 존재를 전제하고 그 가운데서 삼위의 경륜을 다루었으며그 가운데서 삼위의 관계를 논하였다.

 

WCC의 삼위일체론은 이러한 정통적 방법과는 전혀 배치된다. WCC는 삼위의 관계로부터 삼위의 존재와 경륜을 추론하기 때문이다.

 

WCC는 우리는 한 하나님을 믿는다’(We believe in one God)라는 제목의 신앙과 직제위원회’ 보고서에서 삼위 하나님 상호간의 관계’(relationship)로부터 세 위격의 존재와 사역을 추론하는 이러한 방법을 제안하였다그들은 이 관계를 교제’(koinonia, communion)라고 불렀다이곳 어디에서도 그들은 위격의 존재 자체를 말하지는 않는다위격이 없는 위격 상호간의 관계-그것은 헛것에 불과하다기껏해야 그것은 철학자들이 말하는 관념에 불과하다.

 

동일한 입장이 우리는 한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We believe one Lord Jesus Christ)라는 제목의 신앙과 직제위원회’ 보고서에도 나타난다그들은 여기에서도 하나님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 계시되신다는 점에 집중한다주님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는 그 관계를 절대적인 사랑과 선(그리고 완전한 순종을 통하여 나타내고자 하셨기 때문이라고 한다이러한 입장에 따르면 주님의 성육신은 영원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역사적 사건이 아니라모종의 영원한 관념이 역사상 실제적으로 체화(體化, embodiment)된 사건에 불과하게 된다.

 

WCC는 그나마 이러한 관계조차도 위로부터 아래로가 아니라 아래로부터 위로 유추하고자 한다그들의 주된 관심사는 지상으로부터 천상으로즉 우리의 관계로부터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더 나아가서 삼위 하나님 서로 간의 관계로 나아가는데 있다.

 

그들에 의하면 삼위일체 하나님이 전제되는 것이 아니라우리의 교제로부터 삼위일체 하나님이 유추된다.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의 사랑으로부터하나님의 교회가 우리의 모임으로부터 유추된다이러한 방식으로WCC는 다름 아닌 사람들의 회합에서 부터 삼위일체론적 의미즉 신적의 의미를 도출하고자 한다.

 

2.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 가운데서의 중보를 부인

 

WCC는 하나의 신앙을 고백하며’(Confessing the one Faith)라는 제목의 신앙과 직제위원회’ 보고서에서 삼위일체에 관한 자신들의 입장을 더욱 확고하게 천명한다여기에서 그들은 성부성자성령의 위격을 관계 속에 있는 인격’(a person in relationship)이라고 부르고 성부성자성령의 삼위일체적 교제가 곧 영원한 삼위일체를 뜻한다고 강조한다.

 

여기에서 WCC는 예수 그리스도를 영원한 모델모든 피조물의 로고스라고 부르는데 이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좀 더 원리적인 측면에서 표현한 말이다그들에게 있어서 성육신은 이러한 모델” 혹은 로고스가 역사상 구현된 사건이다.

 

그들은 성육신의 의의를 참 인성을 완전히 실현한” 예수가 우리도 그와 같이 되는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찾는다그들의 주관심사는 한 사람 개인’(a human individual) 예수의 모범적 행적에 있다그들에게 있어서 예수는 새로운 삶의 원형을 보여주신 윤리교사즉 랍비 정도에 머물 뿐이다.

 

왜 그들은 주님의 위격과 사역을 실체적으로 이해하지 않고 추상적인 관계로만 바라보는가이것은 그들이 동방교회의 신화(神化, deification) 사상을 받아들이는 길을 준비하기 위해서이다동양정교회와 동방정교회가 1967년에 합의한 아래 문장은 이러한 신화 사상의 핵심을 알려준다.

 

하나님은 은혜로 말미암아 사람이 하나님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 본성상 사람이 되셨다그리스도의 인성은 이렇듯 사람의 진정한 소명을 계시하고 실현한다하나님은 우리를 인도하셔서 그리스도의 몸 안에서 자기 자신과 완전한 교제에 들게 하신다그리하여 우리가 영광으로부터 영광으로 변화되게 하신다우리가 기독론적인 질문에 접근하는 것은 이러한 구원론적인 관점에서이다.

 

여기에서 WCC는 그리스도가 사람이 되신 것이 사람이 하나님이 되는 것 즉 신화를 위해서라는 사실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그리고 이러한 신화를 하나님과 완전한 교제에 들어가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다.

WCC는 우리 서로간의 교제로부터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교제를 유추하고 있다그리스도의 일은 이러한 아버지와의 교제의 원형을 제시해 주신 것에 불과하다이러한 입장에서 그들은 구원론을 기독론에 앞세운다.구원론이 기독론을 규정한다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한 구원의 의를 먼저 이루신 분이라기보다 우리의 구원을 뒤에서 돕는 분 정도로 나타난다.

 

 

3. 성령이 아버지 그리고 아들로부터 나오심을 부인

 

본 문건 하나의 신앙을 고백하며에서 WCC가 성령의 위격과 사역을 다루는 방식도 성자의 경우와 별로 다르지 않다여기에서 그들은 성령의 구원 사역이 삼위의 교제를 계시하는 일에서 시작되며 사람과의 교제로부터 하나님과의 교제로 나아가는데서 열매를 맺는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입장에 서 있는 WCC로서는 성령이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나오신다는 필리오케(Filioque, et Filio, “그리고 아들로부터라는 의미의 라틴어교리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그들은 성자는 성령의 감화의 대상일 뿐 성령이 나오시는 주체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필리오케 교리는 어거스틴의 가르침을 계승한 서방 교회에 의해서 다음과 같이 채택되었다(3차 톨레도회의, 589).

 

나는 주시며 생명의 수여자이신 성령을 믿습니다그분은 아버지 그리고 아들로부터 나오십니다(qui ex Patre Filioque procedit). 그분은 아버지와 아들과 함께 예배를 받고 영광을 받으십니다그분은 선지자들을 통하여서 말씀하셨습니다.

 

필리오케 교리는 아타나시우스 신경을 비롯한 정통 신경들과 정통 신학자들에 의해서 고백되었다개혁주의 신학자들은 그리스도의 중보를 설명함에 있어서 필리오케 교리를 주요한 성경적 가르침으로 믿고 주장해 왔다예컨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는 필리오케의 교리에 근거하여 성령이 그리스도의 영이시라는 사실이 구원론율법의 적용교회론과 성례론종말론을 다루는 부분에서 반복해서 언급되고 있다.

 

필리오케 교리를 부인함으로 인하여 서방교회와 분열한 동방교회는 이 교리를 제거하는 것을 마치 숙원과 같이 여겨왔다오늘날 다수의 동방신학자들을 포함한 WCC 에큐메니칼 신학자들은 이 교리가 그 형성에 있어서부터 정치적이었다거나무모했다거나교부들의 가르침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이유들을 열거하면서 그것을 거부한다이러한 입장은 신앙과 직제위원회가 작성한 에큐메니칼 관점에서 본 필리오케라는 문서에 잘 드러난다.

 

첫째성령이 아버지와 아들로부터” 출래하신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왜냐하면 이는 아버지와 아들의 구별을 없애기 때문이다.

 

둘째성령의 출래는 삼위일체 안에서 존재하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전제해야 한다왜냐하면 아들은 영원히 아버지 안에서 그리고 아버지와 함께 계시며 아버지는 아들 없이 계시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법은 WCC가 동서방의 교회를 조화시키기 위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그들은 아버지와 아들의 위격은 둘이지만 관계는 하나이니 그 관계로부터 성령이 나오신다고 말하면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그러나 이렇게 말하면 성령이 아버지로부터도 아들로부터도 나오시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그들이 말하는 관계는 위격의 존재를 전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4. 마치는 말

 

WCC는 필리오케 교리를 부인하므로 다음과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첫째그들은 성령의 위격을 소홀히 하고 성령을 성부와 성자의 교제로부터 솟아나는 능력 혹은 그 작용 정도로 여긴다성령과 성자가 모두 성부에게 속하여 있으므로 성부로부터 나오는 것과 성자로 나오는 것은 동일할 수 없다고 보아 그들은 필리오케 교리를 받지 않는다

 

둘째그들은 주님께서 인성에 따라서 성령의 충만함을 입으셨으나 동시에 신성을 지니셨다는 것을 올바르게 조명하지 않는다그들은 주님은 우리와 동일하게 성령을 받았으나 다만 충만히 받았다는 점에서만 다를 뿐이라고 본다.

 

셋째그들에 의하면 주님께서 보좌 우편에서 부어주시는 성령 곧 다른 보혜사가 주의 영,” “그리스도의 영이라는 사실이(요 14:16; 고후 3:17-18; 롬 8:9) 무의미해진다그리하여 구원론이 기독론적 근거를 잃어버린다.

 

넷째그들에 의하면 보혜사 성령을 받은 성도들이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한 몸을 이루게 되는 교회의 비밀이 부인된다교회는 단지 지상의 가시적인 형태로만 존재할 뿐이다.

 

다섯째그리스도는 죄의 값을 치룬 구속자가 아니라 성도의 신화(神化)를 위한 하나의 전형적 모범으로 남을 뿐이다대속의 의의 교리가 무의미해지고 그리스도의 공로는 단지 하나의 모범적 선례를 제시한 것에 불과하게 된다.

 

WCC ‘세계선교와 전도위원회가 제10차 부산 총회에 보고할 함께 생명을 향하여변화하는 환경에서의 선교와 전도’(Together Towards Life: Mission and Evangelism in Changing Landscapes)라는 제목의 문건 초안을 보면 성령을 그리스도의 근원이라고 언급한 부분이 발견된다.

 

이는 그리스도를 단지 성령의 충만을 받아서 놀라운 일을 행함으로 우리의 모범이 되는 한 자연인 정도로 여기는기존의 WCC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물론 그 배경에는 필리오케를 부인하는 그들의 입장이 있다.

728x9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