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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쇠퇴에 대한 우리의 대응

허순길박사

by 김경호 진실 2013. 12. 1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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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쇠퇴에 대한 우리의 대응

"허순길 박사"

<허순길 박사는 고려신학교 졸업(1960년), 고려신학교 재학 시절에 고 박윤선 박사의 사서로 있었으며 화란으로 유학을 하였다. 캄펜 신학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1972년),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로 재직하였다(1972-1977년). 이후 호주 자유개혁교회의 목사로 봉사하였으며(1978-1987년) 1988년부터 1999년까지 다시 고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교수 및 원장으로 재직하였고 은퇴 이후에는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편집자 주>

“모든 신자들, 그리스도의 삼중직 부르심 받은 것 인식해야”

지난번 글에서 서구교회의 쇠퇴의 원인을 말하면서 첫째로 자유주의의 영향과 그것에 대응하는 정통주의의 복음에 대한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경직성을 말했다. 그리고 둘째로 정통교회들이 성령의 사역과 그 능력을 간과해온 것을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교회의 쇠퇴의 원인을 점검할 수 있었다.

이제 한국교회의 쇠퇴에 대한 우리의 대응책을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1. 공동 봉사 공동체인 교회

먼저 지난 번 글에서 다루지 못한 서구 교회가 쇠퇴한 세 번째 원인을 집어보고자 한다.

그것은 서구교회가 지나치게 목사와 직분자 중심의 교회가 되어왔다는 것이다. 상당히 많은 서구의 개신 교회들이 목사를 교회에서 가장 높은 권위를 가지고 교회를 운영해 가는 종교 전문인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로마교회적인 직분관이 어느 듯 다시 개신교회 안에 되살아나게 된 것을 의미한다.

성경은 교회에서 목사를 모든 면에서 최고의 권위를 가진 자로 보지 않는다. 목사는 신자들의 사명을 일깨워주고 행하게 하고 믿음 생활에 성숙해 지도록 돕는 일에 봉사하는 직분자이다. 교회는 목사 한 사람만 영적인 봉사를 하고 나머지는 그 봉사를 수동적으로 받는 일인 봉사 공동체(One men ministry community)가 아니다. 모두가 서로에 대하여 봉사하여야 하는 상호 봉사 공동체(Mutual minisrty community)이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다. 지체들은 서로 협조하며 함께 서 가야 한다. 모든 신자들이 다 자신을 그리스도의 선지직과 제사장직과 왕직에 각각 부름을 받은 것으로 자신을 인식해야 한다. 때문에 모두가 형제들에게 그리스도의 일을 하는 봉사의 의무를 가져야 한다. 그런 봉사의 삶을 실감하며 살아가는 것이 신자의 삶이어야 한다.

어느 지체도 자신이 전체인양 자신을 평가해서도 안되고 그런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해서는 안 된다. 목사는 그렇게 자기를 인식하고 교통하고 공동 봉사를 하는 형제들 중에 공적으로 말씀을 선포하는 봉사자로서 한 위치에 서야 한다.

만약 목사가 교회의 유일한 봉사자로 등장한다면 교인들은 침묵하는 청중이 될 것이다. 그리고 모든 봉사의 책임을 목사에게 미룰 것이다. 이런 교회가 산 교회가 될 수 없고 활기를 가지고 성장하는 교회가 될 수 없다. 초대 교회를 생각해 보라. 모든 신자들, 다양한 직업, 직장에서 일하는 신자들이 모두 복음 전파의 사명자로 자기 삶의 장에서 활동했다.

목사는 공적인 봉사자이다. 그런데 그 봉사는 혼자만이 봉사하는 특권을 누리려는 봉사가 아니라 모든 신자들이 모든 신자들에게 서로 봉사하도록 가르치는 봉사여야 한다. 모든 그리스도의 지체들이 서로 사랑하며 봉사하도록 말씀으로 돕는 봉사자라는 말이다.

우리는 교회가 그들에게 직분적인 의식과 사명감을 일깨워주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단순히 봉사를 목사가 명령하는 것을 따라 목사를 돕는 사람 정도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목사를 포함한 모든 신자들이 동일한 사명과 책임을 가지고 상호 봉사하는 관계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럴 때는 능동적인 봉사가 활발하게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목사는 어디까지나 성도를 함께 온전케 하며, 상호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일을 하도록 봉사하는 직분이다. 목사는 유일한 봉사자가 아니라 모든 성도들이 서로에 대하여 봉사자들이 되도록 봉사하는 직분이다. 이것이 목사가 행하는 봉사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

2. 하나님의 말씀 공동체인 교회

이제 우리는 서구교회를 쇠퇴하게 한 원인을 한 가지 더 말해야 한다. 서구교회는 현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지나친 흥미 위주의 교회 생활을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쫓기는 현대 생활 속에서 피곤해 하는 교인들에게 흥미를 끌고 그들을 심리적으로 만족시킬만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함으로 정신적인 피로를 풀고 즐기게 하려한다. 예배와 교회의 행사가 그런 성격으로 변해 간다. 이런 방향으로 예배 의식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회중의 공동 참여, 경험의 공유 등이 일어나도록 예배 의식 속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도입된다. 감성을 자극하는 복음송, 가벼운 정도라고 해도 몸동작이 들어간 율동이나 댄스, 드라마 형식의 짧은 공연들이 그것이다.

확실히 이런 예배는 관심을 끈다. 그러나 그런 것 때문에 자연히 말씀이 선포되는 시간이 줄어들고 말씀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줄고 있다. 무엇인가? 회중의 흥미를 끌어내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복음으로 살찌는 참된 교회를 성장하게 하는데는 유익을 주지 못한다는 말이다.

교회는 하나님 말씀의 공동체이다. 그리스도인은 말씀으로 믿음을 가지고, 믿음으로 중생하여 새 생명을 얻는다. 말씀을 들을 때에 중생한 자들이 성장하게 되고 성숙하게 된다. 말씀으로 무장된 신자들이 복음을 전파할 수 있고, 자기의 자녀들을 복음으로 인도할 수 있다.

염려스러운 것은 오늘 한국 교회들 역시 미국, 서구의 교회들을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예배 중에 회중의 흥미를 위한 악기들이 동원되고 있다. 인위적인 경건의 분위기를 위하여 복음송을 인도하는 사람이 앞에 서 있고 회중들은 그를 따라 노래를 부른다.

분명 현대의 교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관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필요하다. 목사는 이들의 형편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복음의 말씀을 더욱 양보하지 않아야 한다.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로하며 힘이 나게 하는 것은 피상적인 기분전환이나 도취적인 종교적 분위기가 아니다. 그런 것은 지나가고 나면 오히려 사람들을 더 허무하게 만든다. 그런 도취는 다시 다른 도취적인 경향을 몰고 온다.

신자들을 참으로 새롭게 하고 행복하게 하며 힘이 나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능력의 말씀, 복음의 말씀이다. 우리의 믿음을 일으키시는 성령의 복음의 역사이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능력인 말씀만이 현대인과 현대 교회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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