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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관한 글을 탈고하면서...

정요석목사(서울)

by 김경호 진실 2014. 3. 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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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담임으로 섬기는 세움교회는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만 15년에 걸쳐 개혁파 신앙고백들을 꾸준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척 초기에 성도들 몇 분이 주일날 교회에 올 때 학교에 오는 느낌이란 소리를 했습니다.
주일의 기쁨과 예배의 감동과 교제의 즐거움보다 성경공부가 주는 압박감이 더 강했던 겁니다.

 그 소리를 듣고 크게 반성한 저는 교리공부를 비롯해 개혁파 성경공부를 어떻게 하면 재미와 감동과 깊이가 있게 할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하 웨민)을 몇 년에 걸쳐 3번 정도 가르치고 나니 방법이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웨민을 잘 몰랐습니다.
3번에 걸쳐 웨민을 공부하니 누구보다 제가 웨민의 내용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웨민을 이해하고 나니 그때부터 전체를 종합적으로 이해하여 입체적으로 각 장을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깊이 이해할수록 쉽게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사람과 사회와 인생에 대한 이해가 넓고 깊을수록 교리와 이를 연관시킬 수 있어서 재미와 감동을 담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에 대한 지식도 있어야 하나님을 더욱 알 수 있고, 교리도 온 몸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간 읽은 책들, 이렇게 저렇게 쌓아둔 인문지식, 기쁨과 슬픔과 좌절의 경험들 모두가 교리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웨민은 마치 수학의 정의(definition)와 정리(theorem)를 보는 듯합니다.
불필요한 단어들 없이 꼭 필요한 단어들만 사용하여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것들이 어떤 신학적 의미가 있고, 우리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읽어내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저는 신학교에서 신앙고백을 가르치면서, 신학생들에게 자신들이 신앙고백을 잘 주무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교회에서 가르치라고 권면합니다.
자기 말로 개혁파 신앙고백을 가르칠 수 있는 이해력과 표현력이 생기고,
그 신앙고백으로 자기의 삶을 읽어내고 감동을 받을 때까지 기다려보라고 말합니다.
그 전에 가르치면 교회에서 쫓겨나기(?) 쉽고,
성도들은 개혁파 신앙고백과 교리는 재미없다는 인식을 갖기 쉽다고 강조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 교회들이 신앙고백과 교리를 가르쳤는데 아마도 반응이 좋지 않아 자연스럽게 교회에서 사라졌을 겁니다.
그 후에 가르치는 기술, 피교육생의 수준에 맞는 가르침 등이 강조되며 교리 교육은 더 약해졌습니다. 

2013년 2월에 출간한 믿음의 힘은 저의 이러한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신학적으로 조직신학의 서론에 해당하는 인식의 내적원리와 구원론의 믿음을 개혁파 신학에 근거하여 다룬 것인데,
쉬움과 재미있음과 그리고 실생활과 각자의 인생을 읽어내는 것을 글쓰는 기준으로 했습니다.
아울러 교회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한두 시간으로 3개월에서 6개월 동안 조별 성경공부를 할 수 있도록 토의문제를 각 장에 13개 정도 만들었습니다.
13개의 문제들 중 앞의 3개는 책의 내용과 상관없는데, 우리의 전 삶을 나누는 문제들입니다.
그간 교회에서 성경공부를 해오면서 성도들이 이런 문제들을 논의하면 관심과 감동을 갖는 것을 보았고, 또 이런 문제들을 논하면서 우리가 지금 공부하는 교리가 바로 이런 문제들을 다루고 있음을 깨닫는 것을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문제들이 교리 공부 못지않게 매우 중요하고, 이것들이 바로 교리공부이고, 훌륭한 인도자일수록 넓고 멀리 보며 성경공부를 인도한다고 생각합니다.

2013년 2월말에  교회론에 관한 글을 탈고했습니다.
이것도 믿음의 힘과 같은 글쓰기 기준으로 썼습니다.
개혁파 신학을 더 널리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한 시도입니다.
믿음의 힘을 읽고 교회의 성경공부 교재로 쓴다는 연락을 받을 때에 격려를 받고 보람을 느낍니다.
우리가 전해 받은 개혁파 신학은 우리만 향유하기에는 너무 큰 보화이므로 어떻게든 널리 전하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교회론은 더 수정하여 몇 달 후에는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http://seum.seoul.kr/xe/writing/57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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