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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정요석목사(서울)

by 김경호 진실 2014. 3. 2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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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나 화란이나 영국 같은 유럽에서 유학을 하신 분들은 해당 학문의 실력도 넓혀오지만, 그 사회가 어떻게 작동되고, 무엇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도 배워온다.

칠팔년의 독일 유학을 마치고 우리 교회에 와서 강의를 하신 이남규 목사님은 한국에 와서 독일 사회와 다른 주부들의 관심사 두서너 가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한국 주부들은 모이면 주로 자녀 교육과 아파트 가격에 대해 대화한다는 것이었다.

이 목사님은 독일에서 살며 언론과 교육과 정치의 주된 가치는 더불어임을 발견하고 놀랬다고 말했다.

그곳의 초등학생들은 정말이지 너무 느리게 공부한다고 한다.

1부터 10까지 배우고, 사칙계산을 하는데 몇 년의 시간을 들이고,

알파벳을 배우는 데도 오랜 시간을 들인다.

공부를 못해 학교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드물다.

그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중요한 가치는 어떻게 더불어 같이 사는가라고 한다.

 

지난 수요일 226일에 생활고를 겪던 세 모녀가 지하 셋방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자살했다.

이들은 12년 전쯤 아버지가 병으로 사망하며 많은 빚과 생활고로 시달렸다.

두 딸은 고혈압과 당뇨로 건강이 좋지 않아 직업도 없었고, 집에서 만화 습작으로 시간을 보냈다.

어머니가 식당일로 생계를 책임졌는데, 한 달 전쯤 넘어져 다치면서 일을 그만두게 돼 생활고가 심해졌다.

이들은 현금 70만 원이 든 봉투와 함께 주인아주머니께.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 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모를 남겼다.

방 어디쯤에는 그들이 찍은 가족사진이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왜 공부를 할까?

우리는 왜 선행학습을 법으로 금지해야 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를 할까?

이렇게 열심히 공부를 하여 좋은 대학을 가고, 졸업해서 좋은 직장을 얻은 이들이 무엇을 생각할까?

 

세 모녀가 자살한 것도 우리 사회의 문제지만, 이것을 우리 사회의 큰 수치로 여기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이 문제를 초중고 학교에서도, 정치권에서도, 언론에서도 매우 아파하며 왜 이런 일이 발생했고,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토론하고 의견을 모아야 한다.

이것보다 더 좋은 공부가 없고, 이것보다 국민의 도덕과 윤리를 더 높이는 방법도 드물다.

이런 것을 생각하지 않는 교육은 공부를 잘 하는 기계를 만들 수는 있을지언정, 같이 더불어 사는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마음 깊숙이 새겨 놓치는 못 한다.

그러면 사회와 국가는 반드시 그 결과를 몇 배로 받게 되어 있다.

 

교회는 더욱 이런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인간의 전적 타락으로 인한 인간 사회의 한계에 대해서 살펴보아야 하고,

동시에 교회가 교인들의 경제적, 정서적 아픔을 어떻게 알고 도울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신앙은 결코 통성기도를 잘 하고, 심야기도를 오래 하고, 세련된 찬양과 워십을 잘 하는 것에만 있지 않다.

하나님을 믿는 것이 무엇인지 본질적인 면에서 생각할 줄 알아야 하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전체 성경의 관점에서 읽고 해석하고 행동할 줄 알아야 한다.

공부 잘 하는 기계, 하나님을 잘 믿는 기계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무엇이 참된 가치이고 본질인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고, 무엇이 아픈 일인가를 알고 아파하는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교회는 이번 주일 오후모임에 왜 우리 사회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그리고 교회가 교인들을 어떻게 살피고 도울 수 있는지, 그리고 교인들이 어떻게 하면 더욱 한 형제라는 인식과 실천이 가능한지에 대하여 전 교인이 함께 나누고 교회 재정과 교회 제도에 반영하고자 한다.

우리 성도님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좋은 의견 제시를 기대한다.

 

 

 

 

http://seum.seoul.kr/xe/writing/58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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