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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의 교리 공동선언'에 대한 개혁파 신학자의 문제제기 ①

에큐메니칼 운동

by 김경호 진실 2015. 3. 2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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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의 교리 공동선언'에 대한 개혁파 신학자의 문제제기 ①  

 

   지난 1999년 최초 공개된 루터교-로마가톨릭 '칭의교리 공동선언'에 대해 기독신문은 최홍석 교수(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 조직신학)의 비판적 해설을 게재한 바 있다. 지난 7월 세계감리교협의회가 이 선언에 동참하면서 개혁/장로교회가 향후 이 선언에 동참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일각에서 일고 있다. 이 공동선언을 개혁파 신학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지, 이승구 교수(국제신대원 조직신학)에게서 듣는다.

<편집자 주> 2006년 7월에 서울 금란 교회에서 열린 제19차 세계감리교대회(WMC) 기간에 감리교와 루터교와 가톨릭 대표들이 '칭의 교리에 관한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이날 세계감리교협의회가 루터교회와 가톨릭교회가 합의한 '칭의 교리에 관한 공동선언'에 동참한 것이다.
이 일은 루터교세계연맹과 로마가톨릭 교황청 교회일치촉진평의회가 1999년 10월 31일에 '루터교회와 가톨릭교회의 칭의 교리에 관한 공동선언문'(JDDJ)에 서명하면서 시작됐다. 양측은 1986년에 '루터교-로마가톨릭 공동위원회'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몇 차례의 모임 끝에 1993년에 칭의 교리에 관한 문헌의 초안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후 1994년에 초안을 작성을 작성하고 1997년에 완성한 공동선언문은 그러나 내부 합의 등 여러 가지 문제로 공식 발표가 연기됐다. 그러던 중 마침내 1999년 10월 31일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당시 교황청 교회일치촉진평의회 의장 캐시디 추기경과 루터교세계연맹 크라우저 회장이 공동선언문에 서명했다.
그 동안 세계감리교협의회는 이 공동선언문에 나타난 칭의 교리의 기본적 진리에 대해 동의하고, 이후 가톨릭 및 루터교회와 지속적인 교류와 연구모임을 가진 끝에 이번에 서울에서 열린 세계감리교대회에서 이에 공식 동참하게 된 것이다.
세계감리교대회 셋째날인 23일 열린 '에큐메니컬과 대화'에서 이 일에 중요한 역할을 맡은 발터 카스퍼 추기경을 비롯한 로마가톨릭 고위 인사들과 루터파 목회자들은 "이번 서명은 에큐메니컬 운동에 있어서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감리교 신학자 제프리 웨인라이트 박사는 "루터교도 성화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고 가톨릭 역시 일반에 알려진 것과 달리 은총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이제 감리교와 루터교, 가톨릭이 함께 대화하게 되는 역사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마가톨릭교회와 루터파교회가 1999년에 동의하였고, 이번 회의에서 감리교회가 동참한 '칭의 교리에 관한 공동선언'이 과연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한 것인지, 또 루터나 캘빈 등의 개혁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지는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만일에 종교 개혁자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현대에 사는 개신교인들이 가톨릭교회와 함께 선언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20세기와 21세기 초의 맥락에서 종교 개혁자들의 주장을 버리는 것이 될 것이다. 또한 개혁자들이 과거에 칭의에 대한 강한 선언을 하고서 가톨릭교회의 칭의 이해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던 이유가 성경의 가르침 때문이라면, 오늘날 루터파 교회와 감리교회가 성경적 칭의 이해를 버리는 것이 될 것이다.
이렇게 심각한 문제이므로 우리는 먼저 1999년에 로마가톨릭과 루터파 교회가 같이 발표했던 공동선언에서의 칭의 이해가 과연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그 선언에서 로마가톨릭 신학자들과 현대 루터파 신학자들은 "이제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통한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지는 칭의에 대한 공통적 이해를 말하고 선언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제5항). 그러나 그것을 설명하는 내용이 과연 어떠한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이다. 사실 공통의 선언을 할 수 있다고 말한 바로 뒤에 이는 로마가톨릭교회와 루터파교회가 칭의에 대하여 가르치는바 모든 것을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하며, 또한 칭의 교리의 기본적 가르침에 대한 의견의 일치를 표현할 뿐 그것을 각 교회가 설명할 때의 차이를 문제 삼지 않으며, 그것이 교리적 정죄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제5항). 그리고 각 교회가 칭의에 대해서 말할 때 "사용하는 언어, 신학적 설명, 그리고 강조점의 차이"가 있음을 분명히 한다(그리고 그것을 제18항에서 제39항에 걸쳐 언급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과 교회의 교리의 관계, 교회론, 교회의 권세, 교회의 통일성, 사역, 성례들, 칭의와 사회 윤리의 관계" 등의 문제에 있어서 서로 차이가 있음을 분명히 하며, 칭의의 기본적 개념의 일치의 빛에서 앞으로 이런 문제를 계속해서 탐구해 가기를 원한다고 한다(제42항). 우리가 동의할 수 있는 점들 우리는 이 문서에서 다음과 같은 점을 선언하는 것에 대해서는 기꺼이 같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의 가르침에 비추어 볼 때, (1) 칭의의 사역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역이다(제15항). 또한 (2) "우리가 하나님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성령을 받는 것이 오직 은총만으로 주어지는 것이며, 우리 편에서의 어떤 공로 때문이 아니고 그리스도의 구원하시는 사역에 대한 믿음으로 주어진다"(제15항)고 말하는 데에 기꺼이 동의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모든 사람들은 그들의 구원에 있어서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은총에 전적으로 의존한다"(제19항). 왜냐하면 "우리들은 죄인들로서 하나님의 심판 하에 있으며, 그로부터 구원받기 위해 스스로 하나님께로 돌이키거나 자신들의 능력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칭의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만 발생한다"(제19항). 또한 (3) 그리스도께서 그의 삶과 십자가 이루신 일을 설명하고 그것이 율법을 온전히 성취한 것이라고 한 후에 그렇지만 "하나님의 계명들은 칭의 받음 자들에게 대해 계속해서 타당성을 지니며, 그리스도께서는 그의 가르침과 모범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표현했으므로, 그 하나님의 뜻은 칭의 받은 자들의 행위에 대해서도 기준이다"(제31항)고 율법의 제3의 용도를 잘 표현한 것에 대해서 기쁜 마음으로 동의한다. 왜냐하면 그 뒤에 잘 말하고 있듯이 "선행, 즉 믿음과 소망과 사랑으로 사는 기독교적인 삶은 칭의의 뒤를 따르며, 칭의의 열매"이기(제37항) 때문이다. 여기까지의 말에 대해서는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다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공동 선언은 그 이상의 말을 하고 있기에 전통적 개혁자들의 가르침을 존중하며 그들이 강조한 성경적 가르침을 존중하는 사람들은 이 문서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음호부터 이승구 교수는 공동선언의 문제점을 △ 변화한 신학적 정황의 산물 △ 세미펠라기우스주의 △ 칭의와 성화를 섞어 이해하여 종교 개혁적 칭의 개념을 상실한 점 △ 칭의에 대한 세례중생설적 이해 △ 로마가톨릭적 죄 인식 등의 순서로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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