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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와 고난

목회

by 김경호 진실 2015. 12. 1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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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와 고난

< 가정호 목사, 세대로교회 >



"고난의 길도 감사함으로 걷고 싶습니다"


고난을 잘 감당하는 목회에 본을 보여주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세속적인 행복목회, 숫자만 늘리는 성장목회 등 이런 거 말고 말입니다.

목회란 그리스도를 위해 고난을 감당하는 일이고, 십자가를 지는 일인데 왜 자꾸 행복의 비결과 사람과 재물을 많이 모으는 성공 목회를 가르쳐 주겠다는 이들이 생기는지 모르겠습니다. 목회가 자기에게 부과된 고난은 물론 이웃의 고난을 감당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하지 않을 텐 데 말입니다.

금년도 신대원생 지원율이 교단마다 유례없이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우리 합신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슬퍼할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학교 운영에는 곧 어려움이 닥쳐오겠지만 통합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그렇게 속상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젠 신학대학원을 공부하고 모두 목사가 되기보다는 세상을 돌보는 제대로 된 성도들이 많이 배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제대로 된 성숙한 크리스천 성도가 되기 위해 신학을 공부하는 이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역량이 극대화된 사역자들을 필요로 하는데, 고난은 싫고 영광만 바라는 사람들만 늘어간다면 미래는 어둡습니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시대풍조를 따라 고생은 하기 싫고, 쉽게 사는 데만 익숙한 사역자들로서는 이 험난한 세상에서 목회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개척교회를 시작하면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상처투성이기에 역기능이 몸에 밴 이상한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제가 보기엔 대부분 그렇습니다. 그런 이들을 존귀히 여기면서 목자의 심정으로 섬기려면 고난 그 자체입니다. 일상 속에서 높은 역량으로 성령의 열매를 제대로 맺어내는 사역자가 되어야 그런 노지인생들을 감사함으로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제하는 한 장로님이 가끔 하는 말씀대로 "맷집이 강한 사역자"여야 고단한 목양의 길을 포기 하지 않고 걸어갈 수 있습니다. 목회해서 행복 넘치고, 영화로움을 꿈꾸고, 좋은 것만 취하고자 하는 은밀한 의도가 있다면 구원에 이르는 거룩한 근심이나 십자가의 도를 따르는 길과는 다른 길입니다. 은밀한 세속성을 완전히 내던져 버리지 않는다면 험난한 시대에 목회 꿈을 내려놓는 게 좋습니다.


본질을 떠나 자기 영광을 위해 교회를 경영하는 어떤 이들이 누리는 영광을 꿈꾸고 신학교 입문하고 목회를 시작하는 이들은 불가불 얼마 가지 않아서 허망한 미래, 쭉정이만 거둘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다문화 시대에 접어들게 됩니다. 때문에 다문화 사람들을 우리의 시민으로, 한국교회의 교인으로, 건강한 크리스천으로 세워내려면 다문화 역량이 출중한 교회 사역자들을 키워내야 합니다. 과연 우리는 미래를 올바르게 준비하고 있기는 한 것일까요?


다문화 사회에서 절실하게 요청되는 것은 "사역자의 준비된 역량"이라고 합니다. 높은 역량으로 준비된 사역자들이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다문화 사역에 있어서 정작 중요한 것은 자신을 혹독하게 깍아 세워 준비된 일꾼이 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준비하여 진행해온 부산 기윤실 다문화 사역 포럼에서 도전을 받고 한주에 두 시간 베트남어를 배우고 있는데 참으로 힘겨운 일임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과거 월맹이라 지칭하는 지역에서 한국에 유학 온 친구에게 배우는 베트남어는 6성조를 가진 언어입니다.


그런데 이 언어를 배우는 일이 고난입니다. 잠깐 잠깐 주중에 시간을 내어 배우는 타민족 언어습득이 적잖은 고난입니다. 어떤 고난이든 고난을 감당하는 일은 어렵습니다. 그만두고 싶습니다. 뭐 이 나이에 이런 언어를 배울 필요가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중간에 그만두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그래서 스물 네살 짜리 청년교사에게 부탁했습니다. 하루에 한 시간씩 투자해서 할 수 있는 숙제를 내어 달라고 말입니다. 고분고분 선생님께서 숙제를 내어 주었습니다. 이 숙제 감당하는 일이 또 고난입니다.


그래도 해야 합니다. 하지 않으면 초심 먹었던 대로 집 앞 구덕천 건너에 있는 베트남 청년들과 대화할 수 없습니다. 대화를 못하면 주님의 십자가 사랑을 전할 수 없습니다. 일상이 고난입니다.

복음과 함께 고난을 감사함으로 받는 삶이 몸에 익숙해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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