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종교개혁기념일(10월31일)을 맞이한다.
그런데 매해 기념일치고는 정작 종교개혁이 우리에게 남긴 유산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종교개혁은 여러 유산 중 하나로 교회를 '성도'들에게 다시 돌려주었다. 당시 교회는 전적으로 소위 '성직자'들의 교회였다. 성도들은 그저 성직자의 명예와 권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부속품에 불과했다.
이에 종교개혁자들은 가장 먼저 성경을 자국어로 번역했고, 예배 찬송을 도입해 운율을 붙였다. 자국어로 성경을 강설하고 기도할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성도들은 자신이 직접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몸으로 체득하게 됐다. 아울러 종교개혁자들은 참된 예배를 위해 교회 직분을 회복하는 것에 온 힘을 기울였다. 그리하여 교회는 장로, 집사라는 직분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그때까지 공공연히 직분을 사고파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종교개혁자들은 회중에 의해 직분자가 선임돼야 한다는 성경적 원리를 통해 소위 '성직자' 중심의 교회와 예배 방식을 타파하였다.
오늘날 너무나 보편 타당하게 여겨지는 성경적 원리들은 수많은 성도가 종교개혁을 통한 피 흘림과 죽음으로 얻어진 것이다.
그런데 작금에 이르러 대형교회의 등장과 함께 목사 중심으로 교회가 운용되는 듯한 현실은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뿐만 아니라 장로와 집사를 선출할 때 성도의 뜻이 아닌 목사 의중에 따라 세워진다면 이 또한 당시 로마 천주교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개신교는 종교개혁 정신을 다시 확인하고 종교개혁자들의 희생으로 회복된 교회 내 직분이 성도들의 뜻에 따라 세워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직분자들은 교회 또는 예배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로 모인 성도를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퇴색된 개신교의 개혁 정신
종교개혁일은 개신교에 너무나 특별한 날입니다.
하지만, 이를 기억하며 기념하는 개신교인은 오늘날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올해는 종교개혁 498주년입니다. 물론 종교개혁 500주년이 다가오자 요즘 일각에선 그 의미를 되새기려는 움직임(세미나 및 행사)이 조금씩 있긴 하지만, 개신교에서 ‘개혁’은 어느새 완전히 다른 의미로 각인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개혁’이란 단어는 급진적 행위 또는 공격적, 부정적 개념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갈수록 극심해지는 한국 사회의 양극화 인식은 교계 내에도 뿌리를 내립니다. 심지어 ‘개혁’을 논하면 왜곡된 좌우 개념을 작동시켜 ‘기독 좌파’로 몰아버리는 일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아마도 그건 개신교의 ‘개혁 정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사회에서 통용되는 개혁의 개념과 혼동한 폐해가 아닐까 합니다.
개신교의 개혁은 진일보를 위한 변혁이 아닌, 절대 기준에서 어긋난 방향이 본질로 회귀하는 데 진정한 의미를 둡니다.
당시 종교개혁이 없었다면 지금의 개신교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과연 그 개혁은 무엇에 의한, 무엇을 위한, 무엇에 대한 것이었을까요. 개신교인이라면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해보는 한 주가 됐으면 합니다.
http://cafe.daum.net/churchinsejong/1T4Q/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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