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악한 세월에도 풍성한 은혜 | |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 세움성경신학연구원 원장) | |
사랑하는 아들이었던 요셉을 잃고 야곱은 고통스럽게 살았다. 그래서 야곱은 나이를 묻는 바로에게 ‘내 나그네 길의 세월이 백삼십 년이니이다 내 나이가 얼마 못 되니 우리 조상의 나그네 길의 연조에 미치지 못하나 험악한 세월을 보내었나이다(창세기47:9)’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애굽의 왕자였던 모세도 한 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 광야로 쫓겨나 양을 치면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할 수밖에 없는 온유한 자가 되었다. 민수기에서 모세를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민수기12:3)’라고 평가하는 이유이다. 어린 나이에 양을 치다 선지자의 부름을 받아 기름부음을 받은 다윗이지만, 그의 생애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다윗은 골리앗을 쳐부수기도 했고,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울 왕을 죽일 수 있었음에도 살려주었지만, 다윗은 언제나 쫓기는 자였고 배고픈 자였다. 그래서 다윗은 자신을 오직 목자를 의지해서만 살 수 있는 양으로 보았고, 왕이 된 이후에도 다윗은 아들의 반란으로 피하기도 하고, 아들의 죽음 앞에서 통곡하기도 할 수밖에 없는 ‘험악한 세월’을 살아가는 사람이었지만, 오직 목자이신 여호와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주어진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보통 사람을 생각한다면, 사람은 많은 한계를 가진 존재다. 그래서 솔로몬은 전도서에서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 해 아래에서 수고하는 모든 수고가 사람에게 무엇이 유익한가 /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전도서1:2-4)’라고 사람의 유한함을 이야기한다. 땅은 언제나 그곳에 있고,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들의 삶을 살지만 언제나 ‘그 곳에’ 있는 땅과 달리 사람은 유한한 존재이다.
유한한 존재이기에 사람의 모든 수고가 헛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떠 있는 해 아래서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가 있기 오래 전 세대들에도 이미 있었(전도서1:10)’던 것뿐이다. 전도서의 저자인 솔로몬은 엄청난 부를 가졌어도, 엄청난 사업을 벌였어도 결국 사람은 시간이라는 제약에 매여 ‘다음’을 알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모든 것이 헛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솔로몬은 ‘그런 날에는 집을 지키는 자들이 떨 것이며 힘 있는 자들이 구부러질 것이며 맷돌질 하는 자들이 적으므로 그칠 것이며 창들로 내다 보는 자가 어두워질 것이며 / 길거리 문들이 닫혀질 것이며 맷돌 소리가 적어질 것이며 새의 소리로 말미암아 일어날 것이며 음악하는 여자들은 다 쇠하여질 것이며 / 또한 그런 자들은 높은 곳을 두려워할 것이며 길에서는 놀랄 것이며 살구나무가 꽃이 필 것이며 메뚜기도 짐이 될 것이며 정욕이 그치리니 이는 사람이 자기의 영원한 집으로 돌아가고 조문객들이 거리로 왕래하게 됨이니라(전도서12:3-5)’라고 늙어버린 사람의 모습을 이야기한다. 사람은 스스로의 한계에 매여 ‘험악한 세월’을 살면서 허무함을 본다.
그러나 야곱이나 모세 혹은 다윗 같은 사람들이 하나님만을 의지함으로 ‘험악한 세월’을 이길 수 있었던 것 같이, 솔로몬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고 난후에 그 모든 것, 해 아래 있는 모든 것에는 새것이 없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이 헛될 뿐이기 때문에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전도서12:13)’키는 것이 사람의 본분이고, 사람들의 허무를 매우는 원리임을 이야기한다.
사람은 누구말대로 맹목적인 삶의 의지가 있기 때문에 주어진 생명을 살면서 삯으로 사망을 받는다. 죄로 인한 실존으로 사람들은 ‘험악한 세월’을 허무함으로 산다. 무엇을 해도 사람은 자신이 걷고 있는 삶의 허무함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그러나 요한복음에는 예수님께서 우리 가운데 오신 이유는 우리로 하여금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요한복음10:10)’이라고 기록되어있다. 이것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가 가진 소망이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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