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14:10-14. 종교에 매이지 않은 우리들 | |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 세움성경신학연구원 원장) | |
1. 우리는 지난주에 종교적이지 않은 그리스도인 마리아를 이야기했다. 여기서 종교적이라는 말은 신을 만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신앙행위를 의미한다고 이야기했다. 나에게 찾아오신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스스로 노력해야 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 하는 신앙적인 삶을 의미한다. 그래서 우리는 마르다를 이야기했다. 마르다는 찾아오신 예수님을 대접하기 위해 분주했다. 그리고 예수님을 섬기는 일을 도와주지 않는 마리아를 꾸짖어 달라고 예수님께 부탁했다. 이런 마르다에게 예수님은 마리아가 가진 ‘이 좋은 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종교적인 사람들은 분주하다. 하나님을 위해서 할 일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의 능력으로 신을 기쁘시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기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볼 때 분노하고, 그런 사람들을 핍박한다. 그리고 자기와 다른 방법으로 신으로부터 축복을 받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화를 낸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 마리아를 바라보는 마르다는 그 순간에는 마치 유대인들이 자기들이 받아야 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아무런 수고없이 믿음으로만 받는 이방인들을 보면서 분노했던 것과 같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예수님은 마르다를 바라보시면서 마음의 염려가 있다고 말씀하신다.
물론 마르다의 일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마르다의 봉사와 헌신은 말씀을 바탕으로 두어야 한다. 마리아는 먼저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것으로 주님을 위한 헌신을 이루어 나간다. 그래서 요한은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마리아는 향유를 주께 붓고 머리털로 주의 발을 닦던 자(요한복음11:2)’라고 말한다.
2. 종교에 매지이 않는다는 말은 세상의 종교적인 원리, 즉 내가 중심이 된 신앙체계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에 감격함으로 드러나는 새로운 신앙체계를 따르는 삶이다. 영원히 진노의 자녀로 세상의 풍습을 쫓아 살 수밖에 없는 그런 사람을 위해 독생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어 죄와 허물로 죽었던 우리를 살리신 그 하나님의 은혜를 가진 사람의 삶이 종교에 매이지 않은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그런 사람은 사망의 몸에 매여 죽음을 향해 살아가던 삶에서 풀려났음을 아는 사람이고,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로마서8:38-39)’음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렇게 종교에 매이지 않은 그리스도인은 ‘심령이 가난한 자(마태복음5:3)’가 된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무엇을 해도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이 된다는 말이다. 이런 사람은 그리스도를 위해 스스로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다. 그래서 바울은 ‘무엇이든지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뿐더러 / 또한 모든 것을 해로 여(빌립보서3:7-8)’길 수 있었고, 하나님만을 의지함으로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창세기12:1)’는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할 수 있는 자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자들의 마음은 하나님께 못다한 충성으로 혹은 하나님께 못 다한 헌신으로 ‘애통하는 자(마태복음5:4)’가 된다. 하나님을 위한 그 어떤 것도, 혹은 종교적인 그 무엇을 해도 부족하고, 무엇을 해도 안타깝고, 무엇을 해도 죄송하고 미안함이 드러나는 삶이 바로 종교에 매이지 않는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3. 홍해를 앞에 둔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모세는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 /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출애굽기14:13-14)’라고 말했다. 종교적인 사람의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니지만, 이 말은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자들의 외침이 맞다. 출애굽기 14장에서 종교적인 사람들은 ‘심히 두려워하여 여호와께 부르짖고 / 그들이 또 모세에게 이르되 애굽에 매장지가 없어서 당신이 우리를 이끌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느냐 어찌하여 당신이 우리를 애굽에서 이끌어 내어 우리에게 이같이 하느냐(출애굽기14:10-11)’라고 외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마치 마르다처럼 반응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고 말씀하신다.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해 싸우신다는 것이다. 홍해를 가르시어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요구하신 것은 살아계신 하나님은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하는 것이었고, 광야에서 40년을 산 후에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던진 질문도 역시 살아계신 하나님이 누구인가? 였다. 이 놀라운 삶의 체험을 통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가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알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4. 우리는 여기서 언제나 걸린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를 알았다고 말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삶에서 느끼고 있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때로 홍해 앞에선 이스라엘 사람들처럼 뒤 따라온 애굽의 군대와 앞에 있는 홍해바다의 공포 앞에서 종교적이 된다. 그리고 마르다처럼 분주하게 혹은 염려로 근심하면서 떤다. 이때 우리가 의지할 대상은 예수님뿐이고, 이때는 정말 가만히 서서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하시는가를 보아야 한다. 종교에 매이지 않은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그래서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을 바탕으로 하고, 믿음으로 삶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정말 그러한가를 날마다 상고하게 된다. 그러나 종교적인 그리스도인이 자기의 의를 드러내고, 말씀으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키는 것과 달리, 종교에 매이지 않은 그리스도인은 말씀 앞에 찾아진 자신의 부족함으로 애통하고, 말씀으로 인해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를 지키기 위해 박해도 감내할 수 있는 자가 된다. 그런 삶을 소망하는 우리가 바로 종교에 매이지 않은 그리스도인이다.
http://www.ctimes.or.kr/news/view.asp?idx=2001&msection=2&ssection=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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