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1-9장에 나타난 ‘지혜’의 속성들
잠언 1-9장은 지혜에 대한 다양한 속성들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지혜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인격화 된 개념이며 ‘지혜 여인’으로 실체화된다. 그리고 지혜 여인에 대한 실제적인 묘사들은 하나님의 지혜를 말하고 삶의 길을 지적해 주는 역할을 한다. 지혜의 인격화는 단순히 문학적인 기술로 그치지 않는다. 이것은 성경적인 지혜의 본질과 그 속성을 구체화한다. 이처럼 잠언의 지혜는 실천적인 삶을 위한 것이다.
1) 지혜의 개방성(1:20-33)
구약 시대의 사회 생활에서 성문 어귀(1:21)는 성의 장로들이 모여서 성에 사는 주민들의 복지를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재판을 시행하고 의논하는 장소였다. 보아스가 룻을 위해 기업 무를 자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권리를 취득한 곳도 성문이었다(룻 4:1). 아모스 선지자는 지도자들이 성문에서 공의를 세우는 일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훈계를 하였다(암 5:15). 지혜가 활동하는 장소도 바로 이 성문이다.
지혜는 공공 생활의 중심에 있으며 누구에게든지 지혜의 말에 경청하도록 개방되어 있다. 지혜는 은밀한 지식이 아니다. 하나님의 지혜를 들을 수 있는 곳은 사람들이 생활하고 관계를 쌓아가며 살아가는 개방되어 있는 일상적인 삶의 현장이다.
2) 지혜의 탐구성(2:1-9)
하나님의 임재를 드러내는 계시로서 지혜는 개방된 성격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같이 귀한 보배처럼 추구하고 찾아야 하는 대상이다. 지혜를 들으라는 부름은 사실 하나님에게 귀를 기울이라는 부르심이지만 하나님께서 공적으로 임재하실 때뿐 아니라 종종 하나님이 자신을 숨기시는 것처럼 보이실 때에도 그분의 임재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오히려 하나님의 신실한 종들은 하나님께서 모습을 감추신 것처럼 보이는 때에 더 열심히 하나님의 임재를 찾아 나섰고 하나님의 손길 안에서 그 사실을 확인하였다.
하나님의 지혜는 모든 것에 스며있지만 때로는 열심히 찾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다. 이것은 우리의 지성으로 하나님의 지혜를 전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지혜를 열심히 추구해야 할 이유를 제시한다. 지혜는 하나님의 선물(잠 2:6)이라는 사실에서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3) 지혜의 부드러운 성품과 보호 기능(2:10-15)
지혜의 매력은 상냥하고 부드럽다는 성품에서 찾아진다. 때문에 지혜를 따름으로써 우리는 즐겁고 긍정적이며 생기를 주는 지혜와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 아울러 지혜는 악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함으로써 우리의 기쁨을 지속적으로 누리게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지혜가 우리를 하나님과 조화를 이루게 함으로써 가능하다. 지혜는 하나님의 임재와 이 세상 안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안전과 보호와 구원을 가져다 주는 하나님의 메신저이다.
4) 생명의 원천인 지혜(3:13-18)
지혜는 복의 근원이다. 지혜는 장수, 부귀, 즐거움, 평강, 행복을 가져다 주는 생명나무와 같은 존재이다. 아담의 죄는 하나님과의 단절을 가져왔고 그 결과 인류는 생명나무로부터 추방되고 말았다. 그러나 지혜를 발견하는 사람은 여전히 생명나무 곁에 있게 되는 것이다. 생명나무는 하나님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이라는 점에서(계 22:2) 지혜라고 하는 생명나무에 다시 복귀되었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강(???שׁ)의 세계에 우리가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5) 지혜의 역사성(4:1-9)
지혜는 오랜 역사와 함께 주어졌다. 부모에게서 자식에게로 그리고 그 후손들에게로 지혜는 계속해서 전수된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주의 백성에게 주신 계명을 그 후손들에게 전수하라는 명령과 그 의미를 같이한다(신 6:6-7).
6) 지혜의 보편성(8:1-21)
지혜의 부름은 인종과 국적을 초월한다. 따라서 지혜를 거부하는 자들 외에는 누구도 지혜로부터 제외되지 않는다. 이 점은 율법이 온 인류에게 개방되었다는 보편성과도 연관된다. 지혜를 얻고 명철을 얻는 것은 특정한 조건 아래 있는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류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지혜의 속성들로부터 지혜의 신적 권위(8:22-31)를 통해 하나님의 속성과 동질성을 확인할 수 있다. 지혜는 하나님과 함께 영원 전부터 존재하셨으며 창조의 주체이시며 하나님과 함께 그 영광을 친히 나누시는 분이시다. 따라서 “대저 나를 얻는 자는 생명을 얻고 여호와께 은총을 얻을 것임이니라”(잠 8:35)는 지혜의 선포는 지혜 자신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택으로 말미암아 주의 사랑하는 백성들에게 의와 공평과 구원을 가져다 주는 메신저임을 밝히고 있다.
이 사실은 지혜가 집을 지었고 그 집에 초청된 사람들에게 구원과 생명을 누리게 한다는 9장에서 극적으로 묘사되어 증거된다. 지혜는 마치 하나님의 궁정을 연상케 하는 집의 주인이며 이 집에 초청되어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생명을 공급하는 주체가 되신다(9:6). 아울러 지혜는 인간의 최고선으로서 ‘여호와 경외’를 선포하는데(9:10) 이것은 인생의 본분이기도 하다.
지혜가 하나님의 계시로서 로고스(말씀)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전형이라는 사실은 지혜가 선포한 내용이 여호와 경외를 그 핵심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확실하게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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