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신구약 성경의 공통된 질문은 ‘하나님은 누구신가?’이다. 이 질문은 성경 전체에서 ‘천지를 만드시고 전능하신 하나님’으로 혹은 ‘이스라엘을 구원하신 하나님’또는 ‘목자이신 하나님’등의 답으로 구약성경에서 이야기된다. 그리고 신약성경은 예수님은 누구신가?가 중요한 질문이다. 마가는 복음서를 시작하면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마가복음1:1)’이라고 말한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고, 자신이 전해주는 이야기가 ‘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 장사 지낸 바 되셨다가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고린도전서15:3-4)’신 이야기, 즉 복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마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예수님은 누구신가? 라는 질문에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다’라느 답을 주고 있다. 요한 계시록 역시 예수님은 누구신가에 대한 답을 던지는 편지이다. 요한 계시록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이야기하는 편지이다. 즉, 예수그리스도께서 주신 계시이면서 동시에‘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계시’이다. 그 계시를 통해 요한은 위기에 처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면서 예수님은 누구신가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최소한 예수님이 누구신가에 대해 요한이 알고 있는 답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도미티안 황제로 인해 일어난 삶의 고통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2. 요한의 시대의 특징은 우상숭배, 특별히 황제숭배가 강요된 시기였다. 이 시대의 황제숭배는 사회, 경제, 정치등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끼쳤고, 특별히 먹고 살기 위해서라면 황제숭배의 의식에 참여해야만 했다. 그뿐 아니라 기독교가 유대교의 한 분파이고, 그렇기 때문에 유대교의 우산 아래서 기독교의 신앙이 가지고 있던 황제숭배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유대인들이 기독교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적대감으로 인해 유대교는 기독교와 자신들의 신앙이 다르다는 것을 호소했고, 결국 로마의 관원들은 기독교를 합법적인 종교로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기독교는 황제숭배나 로마의 종교에서 자유로었던 자유를 상실하게 되었다. 서마나 교회를 향한 편지에서 유대인들의 총회를 사탄의 회당이라고 부르는 것이나, 빌라델비아 교회를 향한 편지에서도 유대인들을 사탄의 회당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아 유대인들이 교회를 핍박하고 박해하는 중요한 원인 제공자였고, 교회를 박해하는 자들이었음을 암시해준다. 그뿐 아니라 교회가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갈등하고 고통스러워할 때 교회에 거짓 가르침을 던짐으로 교회를 혼란하게 만들었던 여러 거짓 선지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현실과의 적절한 타협도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던 것으로 보인다. 에베소 교회의 니골라 당이나, 버가모 교회의 발람의 교훈을 지키는 자들, 혹은 이세벨과 같은 거짓 선지자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예수님께서 편지한 아시아의 일곱 교회는 이런 복합적인 문제 앞에서 때로는 문제와 직접적으로 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타협하기도 하면서 자신들의 삶을 만들어 갔다. 그러나 그런 교회의 상황에 대하여 예수님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편지하신다. 요한이 묘사하는 일곱교회에 편지하는 예수님의 모습은 결국 ‘예수님은 누구신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3. 일곱 교회에 편지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을 바탕으로 주어진다. 요한은 예수님을 보기 전에 금촛대를 본다(12절).그리고 금촛대 사이에 계시는 예수님을 본다. 예수님께서 교회들 가운데 임재하시는 모습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인다(13절). 예수님은 요한은 예수님이 메시야라는 것을 묘사하기 위해 다니엘7:13의 ‘인자같은 이’를 인용하면서, 예수님의 모습을 ‘발에 끌리는 옷을 입고 가슴에 금띠를 띠고 / 그의 머리와 털의 희기가 흰 양털 같고 눈 같으며 그의 눈은 불꽃 같고 / 그의 발은 풀무불에 단련한 빛난 주석 같고 그의 음성은 많은 물 소리와 같으며 / 그의 오른손에 일곱 별이 있고 그의 입에서 좌우에 날선 검이 나오고 그 얼굴은 해가 힘있게 비치는 것 같(13-16절)’다고 이야기한다. 요한은 여러 가지의 상징적인 모습을 이용해서 예수님을 하나님, 왕, 제사장 그리고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전사로 이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머리와 털의 희기가 흰 양털 같고’는 하나님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고, ‘발에 끌리는 옷을 입고 가슴에 금띠를 띠고’는 제사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입에서 좌우에 날선 검이 나오고 그 얼굴은 해가 힘있게 비치는 것 같’다는 것은 메시야를 묘사한다. 메시야께서는 입에서 나오는 좌우의 날선 검으로 교회의 불순종과 세상의 불순종을 심판하실 것이다.
요한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것처럼 예수님은 누구신가? 라는 질문에 예수님은 왕이시고, 메시야이시며, 제사장이고 선지자이심을 이야기하고 있다.
4. 요한을 통해 일곱 교회에 편지하시는 주님은 자신의 모습을 오늘 본 말씀에 바탕을 두고 이야기하신다. 삶의 실존적인 어려움 가운데서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안다면 풀수 있다는 말이다. 특별히 ‘인자 같은 이’가 촛대 사이에 다니신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 안에 임재하시며, 교회가 당하는 박해에 동참하시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우리와 임마누엘해주시겠다고 하신 약속을 따라 주님은 우리의 삶에 우리의 아픔 가운데, 우리의 문제 가운데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를 인도하신다. 오늘 나에게 예수님은 누구신가? 이 질문은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기위한 핵심적인 질문이고, 우리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수련회를 가졌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이 질문을 던진다. 그 이유는 당연히 오늘부터 묵상하는 아시아의 7 교회에 편지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이해함으로 우리들 가운데 있는 문제를 풀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나에게 ‘예수님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