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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 3장 언약의 성취와 지혜의 우주적인 구원 사역 (송영찬목사

송영찬목사(서울)

by 김경호 진실 2017. 10. 7. 15:29

본문

잠언 3장
언약의 성취와 지혜의 우주적인 구원 사역

1. 잠언 3장의 구조와 특징

잠언 1-9장에서 1장은 전체 서론, 2장은 잠언 3-7장까지에 대한 주제 해설, 8-9장은 전반부의 결론이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 중 3장은 앞서 2장에서 제시된 두 개의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즉 ① 1-12절에서는 2:1-8에서 언급하고 있는 지혜를 주시는 여호와에 대해서, ② 13-26절에서는 2:9-11에서 제시했던 지혜의 역할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3장은 크게 세 단락으로 구분된다. 첫 번째 단락(1-12절)은 독립적인 2행구들(couplets)이 짝을 이루며 등장한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신성한 이름인 여호와(????)가 반복해서 나타난다. 두 번째 단락은 먼저 수미쌍관법(“복이 있다”)을 통해 구분되는 13-18절에서는 의인화된 지혜를 송영 양식을 빌어 송축하고 있다. 여기에 2행구인 19-20절이 덧붙여져 창조에 있어서 지혜의 역할을 노래하고 있다. 그리고 21-26절은 내용상으로는 13-20절과 병행을 이루는 내용들이 등장한다. 세 번째 단락(27-35절)은 2행구 양식의 금령들로 이루어진 27-32절과 격언들로 이루어진 33-35절로 구분된다.
내용에 따른 의미상 구분을 놓고 볼 때 1-12절은 본질적으로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을 그 주제로 한다. 그리고 21-35절은 이웃 사랑에 대한 계명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두 주제 사이인 13-20절은 2장에서 제시한 바 있는 여호와의 지혜에 대한 묘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3장은 지혜를 중심으로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고 하는 하나의 주제로 통합된다.
이와 같은 시각에서 볼 때 잠언 3장의 형식은 잠언 전체의 배후에 자리하고 있는 철학을 제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호와는 만물의 중심에 자리하고 계시며 그 분의 길은 지혜를 통해 알려진다. 지혜의 길을 따라 산다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사랑은 실천적인 이웃 사랑으로 발현된다.

2. 언약의 성취로 나타나는 하나님께 대한 사랑

1) 하나님의 언약과 신실하심
지혜의 부름과 부름에 대한 응답을 다룬 1-2장에 이어 3장에서는 지속적으로 지혜를 추구해야 할 내용들을 제시하고 있다. “내 아들아 나의 법을 잊어버리지 말고 네 마음으로 나의 명령을 지키라”(잠 3:1)는 잠언 기자의 선포는 하나님의 지혜를 간구함으로써 지혜를 얻어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세계에 살고 있는 백성이라면 지속적으로 지혜와 더불어 살아야 할 것을 요구한다. 이것은 지혜를 한 번 얻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나의 법을 잊어버리지 말고 네 마음으로 나의 명령을 지키라”는 말씀은 “내가 모든 명령과 규례와 법도를 네게 이르리니 너는 그것을 그들에게 가르쳐서 내가 그들에게 기업으로 주는 땅에서 그들로 이를 행하게 하라”(신 5:31)는 시내산 언약을 기억하게 한다. 시내산 언약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선택된 이스라엘에게 주어진 것이며 장차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서 구현해야 하는 역사적인 사명을 각성하게 한다.
이어 지속적으로 지혜를 따라 사는 사람들에게 지혜가 가져다 주는 삶의 복된 형태를 제시한다. 곧 “그리하면 그것이 너로 장수하여 많은 해를 누리게 하며 평강을 더하게 하리라”(잠 3:2)는 약속이 그것이다. 지혜를 얻은 자는 약속의 땅, 곧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세계에서 살 것이라(잠 2:21-22)는 말에 비추어 볼 때 여기에서 장수는 육적인 생명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보다는 복된 삶의 질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평강(???שׁ)은 견고하여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상태를 지시한다는 점에서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속적인 복된 삶은 흔들리지 않고 평강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 나라의 상태에 대한 가장 전형적인 묘사이다. 하나님의 궁정에 대한 묘사 속에서 요한 사도가 “보좌 앞에 수정과 같은 유리 바다가 있고 보좌 가운데와 보좌 주위에 네 생물이 있는데 앞뒤에 눈이 가득하더라”(계 4:6)고 묘사한 것에서도 수정 같은 바다는 흔들림 없는 하나님 나라의 속성을 의미한다(계 22:1 참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산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하나님의 통치를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라면 의당히 하나님의 법과 명령을 준행해야 한다. 이에 대해 잠언 기자는 “인자와 진리로 네게서 떠나지 않게 하고 그것을 네 목에 매며 네 마음 판에 새기라”(잠 3:3)고 주의 백성들에게 권하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인자(???)와 진리(???)는 여호와와 그분의 백성 사이에 맺어진 언약 관계에서 핵심적인 단어들이다.
인자(???)란 단어는 그 의미를 규정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까다롭다. 이 단어는 광범위한 의미에서 ‘사랑’으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이 단어는 하나님의 속성을 가장 근접하게 묘사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하나님은 자신의 음성으로 “여호와께서 그의 앞으로 지나시며 반포하시되 여호와로라 여호와로라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고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이로라”(출 34:6)고 하나님의 속성을 밝혀주신 바 있다.
본문에서 인자(???)와 진리(??? : 진실)가 같이 사용될 때 ‘진실한 사랑’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특히 ‘진리’로 번역된 에메트(???)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 편에서는 신뢰의 근거가 되는 진실의 의미를 가지지만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편에서는 오히려 하나님에 대한 ‘충절’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따라서 ‘인자와 진리’(???? ???)란 본문은 하나님께 대한 ‘변함 없는 사랑’ 혹은 ‘충절이 담긴 사랑’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인자와 진리로 네게서 떠나지 않게 하고 그것을 네 목에 매며 네 마음 판에 새기라”(잠 3:3)는 말씀은 이것은 마치 시내산 언약의 핵심인 쉐마(??שׁ)를 연상케 한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인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 6:4-5)고 하는 ‘쉐마’의 주제는 ‘하나님에 대한 경외와 사랑’이다.

2) 주권자이신 하나님께 대한 순종

이런 이유로 본문 1-4절은 신명기 6:1-15의 내용과 그 주제를 공유하고 있다. 신명기에서 여호와는 가르치시는 분이시고 이스라엘은 그 가르침을 받는 ‘아들’이다. 이스라엘은 순종하라는 명령을 받았으며 장수와 번영을 그 보상으로 받았던 것이다. 때문에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계명을 마음에 새기고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서 강론하고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고 미간에 붙여 표를 삼아야 했다(신 6:6-9).
신명기는 마음과 영혼과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에 대한 가르침이다. 잠언 역시 신명기의 정신을 이어받아 언약을 이루시는 여호와의 신실하심을 인정해야 할 것과 범사에 여호와의 길을 인정하라는 가르침을 그 내용으로 한다. 잠언 기자는 ‘쉐마’의 정신으로 여호와를 신뢰하는데 따르는 혜택으로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은총과 귀중히 여김을 받을 것이라고 제시한다(4절).
그래서 잠언 기자는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사랑의 자세를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것(5절)이라고 밝히고 있다. 즉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때문에 사람은 자신의 명철을 의지하지 않아야 한다. “주를 경외함이 곧 지혜요 악을 떠남이 명철이라”(욥 28:28)는 욥의 말과 같이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에게는 지혜와 명철이 함께 주어지기 때문에 여호와 신앙이 결여된 자신의 명철을 포기해야 한다.
이상에서 제시하고 있는 상태를 가리켜 잠언 기자는 범사에 여호와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6절). 이와는 반대로 자신을 인정하는 사람은 스스로 자신을 지혜롭다고 여기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마치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과 같이 되겠다는 욕망으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었던 것처럼 자신을 하나님과 분리시키고 마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잠언 기자는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지 말지어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악을 떠날지어다”(잠 3:7)고 촉구한다.
하나님은 우리 삶의 주관자이시다. 때문에 삶의 목적과 모든 방식에서 여호와께서 우리의 주인이심을 인정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지혜이다. 자신을 지혜롭다고 여기는 사람은 가장 지혜로운 것 같지만 실상은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통치와 그 질서의 세계로부터 자신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인간은 자기 완성을 목표로 존재하지 않는다.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공경하고 그 앞에 순종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는 것이 인간다운 면모의 삶이며 생존의 의미를 추구하는 길이다(8절).
잠언 기자가 “네 재물과 네 소산물의 처음 익은 열매로 여호와를 공경하라”(잠 3:9)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가 얻은 제물과 소산물보다 하나님을 더 귀하게 여겨야 하기 때문이다(신 26장 참고). 하나님을 우리에게 있어 최상의 가치로 삼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럴 때 하나님 역시 우리를 귀하게 여기신다(10절).
또한 소산물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언약의 땅을 선물로 주셨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의식적인 방법(liturgical way)이다. 동시에 첫 열매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은 하나님의 구원과 공급하심을 찬미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예식을 통해 땅과 그 모든 부가 하나님께 속해 있고 우리는 하나님의 청지기로 부르심을 받았으며 하나님의 자비로운 구원과 공급하심에 포함된다는 것에 대한 감사를 표하는 것이다(대상 29:10-14).
혹시 하나님께서 주의 백성에게 징계를 내리신다 할지라도 그것은 하나님의 통치 행위임을 인정해야 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징계는 하나님의 사랑이 포함된 또 다른 은혜이기 때문이다(11-12절). 오히려 하나님의 징계가 없다는 것은 더 이상 하나님의 자녀가 아니라는 의미이다. 동시에 하나님의 징계를 받아들이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입증하는 방법이며 이것이 바로 지혜이다.
이상에서 보는 것처럼 1-12절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그 주제로 하고 있다.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고(3절) 인도하심을 의지하며(5절) 우리의 소유에 대한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공경하고(9-10절) 징계를 받아들이는 것(11-12절)으로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들은 모두가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며 그 앞에서 하나님의 왕권에 순종하는 신앙의 행위이다.

3. 우주적인 생명의 근원이신 ‘지혜’

13-18절은 ‘복이 있도다’(??שׁ?)로 시작해 ‘복되도다’(?שׁ??)로 끝나는 일종의 지혜를 찬미하는 하나의 찬송이다. 이 부분의 문체는 잠언의 다른 부분과 사뭇 다르면서 오히려 욥기 28장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다. 이 시를 앞 뒤로하여 ‘내 아들아’(1, 21절)라는 말로 시작되는 교훈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것은 3장에서 ‘지혜’의 존재를 부각시키기 위한 편집자의 취지를 보여주고 있다.
‘복이 있도다’(??שׁ?)와 “지혜를 얻은 자와 명철을 얻은 자”(잠 3:13)는 마치 시편 1편을 연상케 한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길을 좇지 않는 것처럼 지혜를 얻은 자는 여호와를 경외하고 명철을 얻은 자는 악의 길을 떠나는 것이다. 이 말은 “여호와를 경외하고 악을 떠난 사람은 복 되도다”는 말로 바꿀 수 있다. 즉 지혜와 명철을 얻은 사람의 상태가 바로 복 있는 상태임을 의미한다.
이에 잠언은 복된 사람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것은 지혜가 그 소유자에게 금이나 은으로 살 수 있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을 상급으로 주기 때문이다(14-15절). 그 상급은 장수, 부귀, 즐거운 길, 평강으로 대변된다(16-17절). 그리고 이러한 지혜의 상급은 마침내 지혜 자신이 생명나무의 상급으로 주어지는 것으로 절정을 이루고 있다(18절).
지혜는 자신을 생명을 만들어 내는 ‘나무’로 비유하고 있다. 이 나무는 비록 범죄한 자들에게는 접근이 금지되어 있지만(창 3:22-24) 하늘 예루살렘의 생명강가에서 여전히 그 열매를 맺고 있다(계 22:2). 이 열매는 지혜를 발견하는 사람들에게 생명을 주며 열방을 치유하는데 사용된다. 지혜가 생명나무와 같은 존재라는 것은 장차 모든 열방이 지혜를 통해 치유를 받게 될 것을 암시한다. 이것이 바로 평강(???שׁ)으로 대변되는 하나님의 나라이다.
이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잠언 기자는 지혜가 바로 하나님의 창조에 동참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여호와께서는 지혜로 땅을 세우셨으며 명철로 하늘을 굳게 펴셨고 그 지식으로 해양이 갈라지게 하셨으며 공중에서 이슬이 내리게 하셨느니라”(잠 3:19-20). 이 세상의 모든 땅은 생물들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다. 때문에 모든 생명은 ‘지혜’로 말미암아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지혜’는 우주적인 생명의 근원이시다.

4. 이웃 사랑의 개념 속에 담겨 있는 ‘재창조’ 사상

지혜가 하나님의 창조에 참여했고, 그 땅에서 사는 생명 있는 사람들에게 삶의 길 곧 평강의 길을 열어주는 생명나무이며 나아가 열방을 치유함으로써 창조를 완성하시는 존재라는 사실은 장차 지혜를 통해 온 우주가 회복될 것을 암시한다. 이에 잠언은 지혜야말로 생명과 평화를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21-22절). 따라서 지혜의 보호 아래 있는 사람은 그 어떤 두려움과 심지어 생명에 대한 위협조차도 두려워하지 않는 위로를 받는다(23-26절). 바로 이런 일들은 여호와께서 주의 백성들에게 약속하신 것이라는 점에서 지혜는 바로 여호와의 일을 행하시는 신적 존재임을 알 수 있다(26절).
여호와, 즉 지혜를 순종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안전과 보호를 받기 때문에 이제 불리한 조건을 가진 사람들에게 그들의 필요를 공급하기 위해 관대함을 보여야 한다. 또한 열방을 치유하는 생명 나무와 같은 지혜의 성품을 따라 화평케 하는 자가 되기 위해 이웃들에게 관대함을 나타내야 한다(27-32절). 이렇게 함으로써 창조에 참여한 지혜를 통해 온 세상이 하나님의 통치에 순종하는 새로운 나라로 재창조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신실함(???? ???)이 이웃과의 관계 속에서 이웃에 대한 사랑과 신실함으로 나타나게 된다. 하나님을 사랑함과 이웃을 사랑함은 별개의 과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것은 언약에 참여한 백성들에게서 찾아지는 삶의 정형이며 오로지 지혜를 통해서만 온전하게 발휘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은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6절)으로 귀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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