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은 선지자들 중 어떤 이들은 문체가 우아하고 명쾌하고 화려하기도 하고 그들의 수사법은 어떤 세속의 작가들에 비해 손색이 전혀 없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거치나 문체의 소박함을 느낄 수 있는 아모스, 예레미야, 스가랴의 글을 읽어보면 성령의 위엄이 어디서나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고 한다(Calvin, Inst., I.8.2).
즉 성경은 인간 저자들의 문체가 아니라 그 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그래서 칼빈은 성경을 읽고 그 내용에 대해 무미건조하다고 비평하는 자들은 그것을 평가할 능력이 전혀 없는 자들이라고 비판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한다(Calvin, Inst., I.8.2).
어떤 이들은 성경을 단순히 고대 문서 중 하나로 보거나 성경은 모순으로 가득차 있다고 본다. 이 시각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그들은 성경의 내용 자체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성경의 관심은 인간 저자들의 문체 자체에 있지 않다. 성경의 관심은 고대 이스라엘의 사회, 문화, 풍속에 있지 않다. 물론 이런 것들을 무시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성경의 핵심은 오직 그 내용에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경을 읽고 대할 때 성경의 내용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성경을 바르게 이해할 수 없고 해석할 수 없다. 그래서 어떤 이들의 설교를 들어보면 성경을 읽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성경의 내용을 설교하지 않고, 설교자의 자기 생각, 자기 교훈을 제시한다. 성경 내용, 본문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을 설교한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자신의 그런 설교를 최고라고 여기는데 있다.
이러한 잘못을 피하도록 하기 위해 칼빈은 성경의 내용을 강조한다. 성경의 내용에 관심을 두고 성경을 연구하고 이해하고 설교할 때 하나님께서 주신 계시의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바르게 설교할 수 있게 된다.
전에 성경을 가지고 점치는 사람을 본 일이 있다. 성경은 점치는 책이 아니다. 성경의 내용을 모르거나 바르게 알지 못하는 경우에 이런 행태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 성경을 가지고 자기 이론,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로만 사용하는 이들도 있다. 성경의 내용 전체의 흐름 속에서 특정 구절과 본문을 이해하지 않고 한 단어, 한 문장만 떼어 자기 주장과 이론을 지지하는 근거로 사용할 경우 큰 오류에 빠지게 된다. 교회는 바로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더 나아가 칼빈은 성경의 우수성을 강조한다. 특히 성경의 고전성을 통해 이 우수성을 증명하고자 한다. 그래서 그는 “성경의 고전성 그 자체는 적지 않은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희랍의 저작자들이 애굽 신화에 대해 많이 말하고 있으나 실상은 모세 시대보다 훨씬 후대의 것 외에는 종교의 유적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했다(Calvin, Inst., I.8.3).
그러면서 칼빈은 모세도 새로운 하나님을 고안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만 이스라엘 사람들이 오랜 세월을 거치며 자신들의 조상들로부터 전해 내려온 영원하신 하나님에 대해 수용하던 것들을 선언한데 지나지 않았다고 본다(Calvin, Inst., I.8.3).
그러면 모세가 한 일은 무엇인가? 모세가 듣지 못한 것을 제시했다면 그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노예 생활로부터의 해방에 대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당시 그의 가족과 그의 동족들도 다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모든 사람의 마음이 자극을 받은 것이다.
또 400년이라고 하는 햇수도 모세만 아니라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이 다 알고 있던 것이다. 모세는 조상들로부터 전해 받은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에 근거해서 성경을 기록했고, 그것은 하나님의 성령의 역사였다.
따라서 성경은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책이며 동시에 그 내용은 위대한 우수성을 가지고 있다. 현대 신학자들이 주장하는대로 성경은 신화가 아니다. 성경은 그 자체로 역사성을 담고 있는 기록이며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이다. 그러므로 함부로 대하거나 해석해서는 절대 안되는 것이다.
성경은 오래된 고전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정확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성경에는 오류를 찾을 수 없다. 오류처럼 보이는 부분은 성경을 읽는 자의 무지 때문일 경우가 많고, 성경에 대한 불신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성경은 모두 66권으로 그 저자들도 다양하고 기록 연대도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은 통일성을 가진다. 이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우리가 보통 한 저자가 기록한 전질의 서적들을 읽게 되면 통일성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저자들, 오랜 시간을 거쳐 기록된 저술들이 하나의 통일성을 가진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그러한 내용의 저술은 찾아볼 수 없다. 유일하게 성경이 그러하다.
따라서 성경을 연구하고 읽고 설교할수록 감동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성경을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이라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 말씀 앞에 겸손하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계속)
김순정 목사(말씀사역원 본부장)
http://reformednews.co.kr/8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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