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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수교수의 목회서신 연구(13)-일언 (一言)

조병수박사

by 김경호 진실 2023. 3. 17. 09:11

본문

일언 (一言) 

(딤전 1:15)

조병수 교수-합신 신약신학

온 인생을 걸고 살만한 한 마디의 말과 한 토막의 글이 없다는 것은 얼마
나 불행한 일인가. 말은 육성에서 기계음으로 발전하고 글은 지면에서 화면으
로 발전하여, 일회적이고 단거리적인 소리 대신에 반영구적이며 원거리적인 
소리가 횡행하고 보관과 편집이 불편한 책 대신에 보관도 편집도 편리한 전자
문서가 유행함으로써 그렇게 많은 말과 그렇게 많은 글이 우리를 상하전후좌
우로 두르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온 인생을 걸고 살만한 말과 글이 별로 없다.

나를 사로잡을 말과 내가 사로잡힐 글이 없다. 하지만 우리와 두 개의 천년
을 사이에 두고 있는 사도 바울은 그리스어로 오직 여덟 개의 단어로 이루어
진 말에 완벽하게 나포되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세
상에 오셨다”. 그리고 사도 바울은 이렇게 함으로써 한 마디 말과 한 토막의 
글에 인생을 걸고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도 바울은 자
신을 잡아매고 있는 이 말이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두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로 이 말은 믿을만한 말이다. “이 말이 미쁘도다”. 이것은 누구나 신뢰할
만한 말이다. 이 말 앞에는 가슴을 열어놓아도 되고, 인생을 맡겨도 괜찮다.

이 말 앞에서는 아무 것도 숨길 것이 없고 솔직하게 드러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말은 조금치도 의심할 필요가 없는 말이며, 가장 안전한 말이며, 
복된 말이다. 이 말 앞에서 인간은 순진한 아이가 되고 순수한 백지 (白紙)
가 된다. 둘째로 이 말은 전포괄적인 말이다. “모든 사람이 받을만하도다”.

이것은 누구나 수용할만한 말이다. 이 말은 주께서 나누어주신 떡과 물고기처
럼 모든 사람이 나누어가져도 부족하지 않은 말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받
든지 간에 양과 질에 아무런 손실이 없는 말이다. 이 말은 모든 공간의 총합
보다도 광활한 것이며, 모든 시간의 총합보다도 장구한 것이다. 

이 말은 모든 무게를 더한 것보다도 무거운 것이며, 모든 보화를 모은 것보다
도 고귀한 것이다. 이 말로 말미암아 사람은 당당한 장수 (將帥)가 되고 찬란
한 광채가 된다. 

극치의 신뢰를 허락하며 최대의 수용을 제공하는 말과 글은 그렇게 길어야 
할 필요가 없다. 오직 여덟 개의 단어의 집합만으로도 가장 크게 믿을만한 말
과 가장 크게 받을만한 글이 될 수 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오셨다”. 그리스도 예수
는 본래 하나님과 동등하신 하나님의 아들로서 창세 전부터 영광을 지니시고 
모든 천사들을 다스리시며 이후에 역사에 등장할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를 위
한 완벽한 원형을 소유하여 인간과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시다.

하지만 그리스도 예수께서는 타락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에게서 단절된 후에 
극심한 부패 속에서 상하고 썩어져 흉측한 모습을 보이고 더러운 냄새를 풍기
다가 마침내는 심판과 저주를 받아 파괴되고 멸망당할 세상과 인간을 향하여 
낮아지심으로써 육체를 가지고 사람과 같은 모양이 되시며 사람들 사이에 사
시는 수평적 이동이 아니라 수직적 하강을 시도하셨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세상에 오신 것은 방문을 위한 것도 아니며 순방을 위한 
것도 아니다. 여행이나 관광을 위한 것은 더 더욱이 아니다. 그리스도 예수
의 오심은 
오직 한 가지 목적을 위한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예수의 마음은 쓰레기처럼 버림받은 자들의 가슴
에 나누어진다. 예수의 발길은 무덤보다도 더 무서운 죽음에 앉은 백성을 찾
는다. 예수의 눈길은 한 가닥의 실낱같은 빛조차도 스며들지 않는 어둠을 뚫
는다. 예수의 손길은 죄악 묻은 더러운 손이 부끄러워 깊이 감추고 있는 사람
에게 닿는다. 

그리스도 예수께서는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오신 것이다. 이것이 그
리스도 예수께서 세상에 오신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는 유일한 목적이
다. 이것이 사나 죽으나 예수의 유일한 위로이다! 

모든 공간을 합해 보라. 모든 시간을 더해 보라. 이 말보다 광활할 수 있겠
으며, 이 말보다 장구할 수 있겠는가. 이 말은 모든 무게를 더한 것보다도 무
거운 것이며, 이 글은 모든 보화를 모은 것보다도 고귀한 것이다.

 

 

조병수교수의 목회서신 연구(13)-일언 (一言) | 기독교개혁신보 (repre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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