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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 깊어지는데 교회는 왜 짠 맛 잃을까”…성찰 나선 신학자들

교육

by 김경호 진실 2025. 1. 1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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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이 고도화됨에도 교회가 대사회적 영향력을 잃어가는 역설적 상황에 대해 신학자들이 성찰에 나섰다. 개혁주의생명신학회와 한국개혁신학회가 19일 서울 서초구 백석대 대학원에서 공동학술대회를 열고 신학의 정의를 새롭게 했다. 학술대회에서는 신학의 본질을 두고 다양한 관점이 제시됐으며, 신학이 학문적 방법론을 수용하면서도 성경적 본질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신학은 어떤 학문인가’ 격론
장종현 백석대 총장은 ‘신학은 학문이 아닙니다’라는 주제로 개회예배에서 설교했다. 장 총장은 신학이 인간의 지식으로만 이해되는 학문이 아닌, 하나님의 계시로 알 수 있는 영적 진리라고 강조했다. 장 목사는 “신학이 학문으로만 이해되면 성경의 본질에서 벗어나 사변화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신학이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자 영적으로 깨닫는 진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경의 저자가 인간이 아닌 하나님임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경을 학문적 탐구의 대상으로만 삼으면 영적인 생명력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장 목사는 신학이 구원을 줄 수 없으므로 학문이 아니라고 했다. 특히 “신학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복음으로 나타나야 한다”며 “오늘 학회를 통해 신학자들이 아는 지식을 풍족하게 가꾸고 터득하고 연구하는 만큼 예수를 믿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주도홍 백석대 신대원 교수는 장 총장의 ‘신학은 학문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변호하며, 신학이 단순한 학문적 탐구를 넘어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실천되어야 하는 교리임을 강조했다. 주 교수는 “신학은 하나님에 대해 아는 것에 대한 교리”라며 “신학이 삶 속에서 실천되지 않으면 단순히 사변적 연구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통적인 조직신학 체계를 구축한 루이스 벌코프를 예로 들며 설명했다. 벌코프는 20세기 개혁주의 신학의 대표적인 학자로, 그의 조직신학은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기독교 교리를 정리한 학문적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주 교수는 “전통적 신학이 지나치게 학문적 틀 안에만 머물면 신앙의 실천적 측면을 간과할 수 있다”며 “신학이 학문적 탐구를 넘어서 하나님과의 살아있는 관계를 중심으로 한 실천적 삶의 지침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개혁주의 신학 창시자인 아브라함 카이퍼의 사상을 중심으로 한 논문 발표도 이어졌다. 문정수 박사(광주중앙교회)는 카이퍼의 일반은총론을 다루며, “한국 교회는 카이퍼의 일반은총론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대우 박사(고신대학교)는 카이퍼의 기독교 정치 이론을 주제로 발제했다. 그는 카이퍼의 정치적 사상과 기독교 세계관이 한국 사회에 적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황 박사는 “카이퍼의 교회론은 제도적 교회와 유기체적 교회의 균형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학술논문 발표 외에도 현장 사역자들의 실용적인 사례 발표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특히 MZ세대가 기독교 신앙에 무관심하다는 오해에 경종을 울리는 주장이 나왔다. 차성진 모두교회 목사는 ‘청년들은 복음을 듣고 싶어 한다’라는 주제로 사례 발표에 나섰다. 차 목사는 MZ세대가 복음에 갈급하며, 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전할 때 그들이 신앙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MZ세대도 복음 갈구한다
“지루한 것을 싫어하고 깊은 문제에 무관심하며 자극적인 콘텐츠에만 끌린다.” 차 목사는 흔히 MZ세대에 붙는 이 꼬리표를 언급하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실제로 MZ세대는 삶의 의미와 존재 가치를 깊이 탐구하고 있다는 게 차 목사의 설명이다. 그는 “유튜브에서 인문학과 기초 과학을 다루는 채널에 수백만 명의 청년들이 몰린다”며 “청년들이 진지한 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건 오해”라고 했다. 청년들은 겉으로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다는 것이다.

 

차 목사는 청년들의 갈증을 해결해줄 방안으로 복음을 조명했다. 그가 말하는 복음은 단순한 종교적 교리가 아니다. 인간의 죄와 타락으로부터 구원 받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새로운 삶을 열어주는 변화의 메시지다. 차 목사는 “복음은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하고, 예수님의 희생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과 삶의 목적을 제시한다”며 “복음은 우리의 죄를 인정하고, 예수님의 희생을 통해 구원을 받아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야기”라고 정의했다. 청년들이 찾는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해답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장치가 아니라, 삶의 방향과 존재의 의미를 제시하는 복음 그 자체라고 말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 사이의 청년들이 이단에 가장 많이 빠진다는 통계를 근거로 든 차 목사는 “이들은 복음에 무관심하지 않다. 교회가 그들에게 복음의 본질을 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단이 틀린 답을 제시하지만, 그 교리 속에서 청년들이 존재 가치를 찾는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대형 LED나 화려한 찬양사역이 청년 사역의 필수 요소로 인식되는 현실을 정면 반박했다. 그는 “복음만으로 충분히 청년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며 “외적인 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복음 그 자체를 전할 때 더 큰 변화를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교회가 복음의 본질로 돌아갈 때 MZ세대도 신앙을 받아들이고 복음을 땅끝까지 전하는 사명을 감당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한편 차 목사는 ‘뭐가 됐든 행복하면 됐지’라는 가사로 잘 알려진 노래 ‘HAPPY’를 부른 ‘노을이’의 아버지이자, 이 곡을 직접 작곡한 장본인이다. (국민일보 4월 29일 33일자 참조) 그는 유튜브 채널 엠마오연구소를 통해 기독교 변증과 복음을 쉽게 전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디어 사역자이기도 하다. 백석대학교에서 기독교 교양 과목인 ‘성경과 인간 이해’를 여러 해 가르쳤으며 매 학기 강의평가 최고점을 받았다.

 

“신학 깊어지는데 교회는 왜 짠 맛 잃을까”…성찰 나선 신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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