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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믿되 예수처럼 살지 않는 것이 문제..한국교회 상황, 16세기와 흡사" 기독교수협 심포지엄

사회

by 김경호 진실 2025. 1. 2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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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터의 종교개혁 사상이 지닌 건강한 측면은 계승하되, 부정적인 면은 극복할 필요가 있습니다."(한인철 연세대 조직신학 교수)

한국기독자교수협의회(회장 이은선)가 16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두번째 종교개혁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개최한 심포지엄에서는 루터의 종교개혁이 지닌 명암이 새롭게 조명됐다.

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는 "형식화된 종교적 규범의 준수보다 개인의 내면적 믿음이 보다 월등한 가치가 있다는 (루터의 종교개혁) 메시지는 새로운 신앙 패러다임을 제시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하지만 역사의 수레바퀴는 개혁가들의 의도가 온전하게 구현될 수 없음을 명료하게 보여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특히 "종교개혁을 통해 깨닫게 된 '영적 자유'는 오늘날까지 프로테스탄트 신앙의 근본정신으로 가동되고 있지만 그 영적 자유는 '영적 방종'으로 이어지기 일쑤였고, 개혁가들이 주창한 이념들은 현실사회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또 다른 규범과 굴레들을 양산하는 자기 모순적 양태를 드러내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 종교개혁은 중세교회의 전통을 따갑게 질책하면서도 중세교회의 기독교적 세계관을 고스란히 답습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유럽의 종교개혁이 지닌 이같은 특징은 한국 개신교의 신앙 양식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쳐왔다는 게 신학자들의 주장이다. 한인철 연세대 조직신학 교수는 "한국 개신교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신앙과 삶의 분리 문제"라며 "그것은 바로 예수는 믿되 예수처럼 살고 싶어 하지 않는 개신교인들의 종교적 심리"라고 분석했다. 한 교수는 이러한 심리가 정당화되는데 루터의 종교개혁 핵심 사상, 즉 '존재가 행위를 결정한다'는 사상의 영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심포지엄에서는 현재 한국교회가 처한 상황에 대한 진단과 처방도 제시됐다.

류장현 한신대 조직신학 교수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16세기 종교개혁 당시 상황과 너무나 흡사하다"고 못 박았다. 성직자 권위주의와 윤리적 타락, 교회세습, 성직주의, 교권주의, 교회주의, 정치권력과의 야합, 물질주의와 물량주의 등이 500년 전 유럽교회와 현재의 한국교회가 지닌 공통점으로 꼽혔다.

류 교수는 "한국교회의 과제는 종교 개혁자들의 신학적 주장을 교리화해서 신앙의 절대규범으로 만드는 일이 아니다"라며 "종교개혁의 정신은 하나님 말씀에 근거한 저항이며, 교회는 모든 삶의 영역에서 이 저항정신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교회는 본질적으로 개혁된 교회가 아니라 개혁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박종현 연세대 교수는 한국교회의 당면과제로 "자본주의적 시장체제에 매몰된 한국개신교 체제를 탈시장화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신학교육 과정과 교회의 현장 사역에서 개선방안이 검토되어야 한다"며 "지금의 한국 교회 개혁 문제는 선택이 아니라 '건강한 생존이냐', '공룡과 같은 몰락이냐'를 가름하는 필수적 과제"라고 덧붙였다.

 

"예수는 믿되 예수처럼 살지 않는 것이 문제..한국교회 상황, 16세기와 흡사" 기독교수협 심포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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