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는 사실 2019년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발언으로 이단 논쟁이 붙었고 사회적으로도 극우적인 발언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그가 다시 사회 혼란을 틈타 세상에 나온 것이다. 전씨는 현재 탄핵 반대 집회를 이끌고 또한 서부지법 난입 사태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다.
전씨의 최근 행태에 대해 짚어보고자 28일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으로 함께여는교회 은퇴 목사인 방인성 목사와 전화 연결했다. 다음은 방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이번 12.3 불법 비상계엄 선포는 국가적 심각한 위기 상황을 불러왔지만, 한국교회도 위기를 보여준 사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전광훈씨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한동안 잠잠했었던 것은 21대 총선에서 자기가 만든 정당이 비례대표 한 석이라도 얻을까 했는데 그게 실패하면서 더 이상 목소리를 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죠.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어요. 또 지난 21대 총선에서 개인적으로 법정 다툼도 있었고 교회적으로도 보상받는 문제로 법적 문제가 시끄러웠어요. 그래서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에는 여러모로 전광훈씨가 약화되어서 조용히 있다가 이번 내란 사태 때 등장하게 됐죠. 항상 보수 정치인과 보수 교회들은 전광훈씨를 늘 이용해요."
- 전광훈씨가 교회를 이용하는 게 아닌가요?
"물론 전광훈씨도 교회를 이용하지만, 교회도 전광훈씨를 끊어내지 못하는 것을 보면 서로 상부상조하고 있죠. 정치인들이 다시 전광훈씨가 필요해져서 국힘의 중진 의원들이 다시 전광훈씨 집회에 나가서 머리를 조아리는 행태가 벌어지게 됐고요. 교회들도 전광훈씨와 같은 극우 교회뿐만 아니라 많은 교회가 탄핵 반대에 목소리를 내는데, 전광훈씨가 앞장서고 있죠."
- 교계에서 전광훈씨를 이단으로 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그건 어떻게 됐나요?
"대부분의 한국 교회도 전광훈씨가 이단성 발언을 하고 있다는 것에는 동의하면서 확실하게 이단으로 판명하지는 못하고 있어요. 그건 아마 극우 성향의 교인들이 전광훈씨를 추종한다는 걸 목사들이 감지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
- 근데 전광훈씨 교회가 대형 교회는 아니잖아요.
"대형 교회는 아니지만 그래도 중형 교회는 되죠. 그런데 전광훈씨는 광화문 집회를 통해 극우 성향의 정치 성향을 가진 교인들을 이끌어요. 대형 교회가 아니더라도 극우 성향의 교인들과 극우 성향의 시민들이 전광훈씨에게 적극 동조하고 있어서 정치권에서도 무시할 수 없게 됐고요. 한국교회에서도 전광훈씨의 대중 집회를 이끄는 걸 바라보며 침묵으로 동조하고 있죠."
- 전광훈씨는 현재 탄핵 반대 집회를 앞에서 이끄는 것 같아요. 내란 사태 이전만 하더라도 국민의힘이 전광훈씨와는 선을 그었죠, 그러나 지금은 아닌 거 같은데 왜일까요?
"전광훈씨가 극우 성향의 목소리를 내고, 이승만을 추종하거나 한미 동맹을 강하게 주장하면서 반공을 앞세워 혐오와 차별 발언을 하고 있어요. 여기엔 국힘도 동조하지만 전광훈씨는 너무 막말을 많이 하죠. 정치적으로 그렇게 큰 이득이 없겠다는 생각으로 거리를 두었죠. 근데 이번 12.3 내란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 극우와 보수가 집결해야 되는데 그 집결하는 데는 전광훈씨만큼 힘이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그러니까 다시 전광훈씨가 필요해서 많은 국힘 의원들이 지금 (집회에) 가고 있죠."
"전광훈씨나 대통령도 부정 선거는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고 봐요. 이번 12.3 내란 당시 선관위를 군인들이 점거한 건 부정 선거로 조작하기 위해 군인을 침투시켰을 수도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전광훈씨도 부정 선거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고 보지 않아요. 부정 선거를 주장해서 자신들의 선거 패배 원인을 돌리고 보수 세력을 집결하기 위한 용도죠."
- 19일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가 있었는데 주모자 중에 전광훈씨 교회인 사랑제일교회 특임 전도사도 있는 것 같아요. 이건 어떻게 보세요?
"전광훈씨의 아주 나쁜 점은 목사라는 직분을 이용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죠. 이번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에 이형석 전도사뿐만 아니라 또 다른 사랑제일교회 전도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 사람들은 다 유튜버고요. 그리고 전광훈씨와 이형석씨는 오래된 관계예요. 사랑제일교회 문제로 서울시 공무원이 해산 명령을 내렸을 때 교인들이 막아서고 이형석씨는 화염병을 투척해서 집행유예 판결 받은 인물입니다.
그리고 이번 서울지법 난입 사태는 전광훈씨가 국민 저항권이라는 주장으로 선동했고 어느 정도 핵심 일꾼들과 공모한 의혹이 있죠. 이게(사람들이) 갑자기 난입한 게 아니고 이미 (윤 대통령) 영장이 발부되느냐 마느냐는 그 시기에 법원 후문에 진 치고 있었던 젊은이들을 보면 영장 발부될 경우 난입하려고 생각했었던 것 같고 미리 계획하지 않았나 봅니다. 이것은 전형적으로 종교인의 직분을 이용해서 세속 권력 탐하는 아주 나쁜 형태고 중세 시대 정치와 종교가 야합이 돼서 타락하고 부패한 사건보다 더 심각한 사건이 법원 난입 사태죠. 이것은 국가의 기초를 흔들고 국가의 법질서를 망가뜨리는 것이기 때문에 이거야말로 내란이죠. 이건 아주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한국교회도 철저히 전광훈씨와는 이번 기회에 결별하고 철저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국가의 기강이 서지 않죠."
- 그럼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 배후에 전광훈씨가 있을까요?
"저는 전광훈씨 뒤에 극우 정치권이 있고요. 더 큰 손길이 있는 것 같아요. 전광훈씨가 대중 집회를 이끌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그 뒤에 정치권력과 돈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거든요."
- 최근 탄핵 반대 집회에 2030 세대가 많이 나온다고 들었거든요. 근데 이게 교회에서 동원했다는 의견도 있던데.
"현재 한국교회 교인들은 어느 시기부터 극우 성향을 띠고 있어요. 목사들이 문재인 정부를 반대하고 또 진보 성향의 정치인들을 반대하고 북한을 증오하고 차별과 혐오를 계속 부추기면서, 대형 교회 중심으로 한 한국교회가 상당히 극우적이고 반복음적으로 변질됐어요. 그러다 보니 탄핵 반대 집회에 교인들이 나가는 것에 대해 목사들이 앞장서서 독려하지는 않더라도, 은근히 동조하고 있다고 봐요. 탄핵 반대 집회에 나오는 사람 중에 교인들이 많아요. 그래서 공공연히 기독교인이라고 하면 '탄핵 반대 집회 안 나갑니까?'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많습니다. 그 정도로 우리 한국 교회가 비상식적이 되어서 탄핵 반대 집회에 많이 몰려가 있죠. 청년들도 마찬가지예요."
- 이유가 뭘까요?
"이유는 이미 한국 교회가 기득권 세력이 됐어요. 그래서 돈에 지배 당했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강대국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을 의지하라'라는 그러한 성서의 가르침을 저버리고 미국을 추종하고 북한을 증오하는 걸 한국 교회가 앞장서서 가르치고 있어요. 그러니까 태극기 집회에 성조기가 나붙고 하물며 이스라엘기까지 있어요. 그건 목사들이 잘못 가르친 거거든요. 돈과 세속적인 권력으로부터 벗어나 가난하지만, 종교 권력과 로마 권력에 당당히 맞서고 하나님 나라 운동을 하셨던 예수님의 모습은 다 잃어버렸어요. 돈이면 최고고 세속 권력을 가지면 최고라는 인식이 한국 교회 안에 깊이 뿌리 박혀 있고 그것이 하나님의 축복으로 둔갑돼 버렸죠."
"성조기가 나오는 것은 교회와 관련이 있죠. 왜냐하면 대부분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한 보수 교회는 이승만 정부를 찬양하고 있습니다. 이승만 정부는 미국에 의해 세워진 정부라는 것이죠. 그래서 반공을 통해서 세워진 우리 자유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 보수 교회들의 생각입니다. 미국을 단순히 큰 나라나 우리 동맹이 아니라 미국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고 미국을 우상화하는 데 한국 개신교가 앞장서고 있죠."
- 지난 19일, 분당우리교회 예배에서 설교자인 이찬수 목사가 '사분오열, 이런저런 상처들이 양산되는 시대인데, 네가 옳은지 내가 옳은지는 하나님만 아신다. 판단은 좀 유보하고 같이 기도하자'라고 말해 논란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전형적 양비론 물타기죠. 교인들을 교회 안에 가두는 가장 좋은 방법이 '참고 기도하라. 판단하기 이전에 기도하고 하나님께 맡겨라'라는 가르침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교인 중에 정치적 성향이 다르고 또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조용히 시킬 수 있죠. 이것은 결국 목사가 비판받지 않고 이익을 보기 위한 아주 나쁜 꼼수입니다. 그리고 교회가 교회의 역할인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결과로 드러나게 되죠. 또한 목사는 예언자적 사명을 저버리는 아주 심각한 잘못된 가르침이죠.
이찬수 목사가 이 12.3 내란에 대해 판단을 유보하고 기도만 하면, 내란 사태도 괜찮다는 건가요? 만일 계엄 선포가 2, 3일만 지났어도 국가적으로는 엄청난 혼란과 손실이 야기됐을 거예요. 이건 아주 위태롭고 분초를 다루는 국가 위기 상태였거든요. 다행히 시민들이 막아섰고 국회의원들이 용기를 내면서 6시간 만에 해제되어 다행인 거죠."
- 계엄 중에 교회 예배는 모일 수 있나요?
"예전에는 10명 이상 모이지 못했어요. 그런데 아마 예배는 드리게 했을지 몰라요. 그러나 진보적 교회들이 목소리를 내면 군과 경찰을 동원해서 무차별적으로 체포했을 거예요. 그런데 옳고 그름 판단을 유보하고 기도만 하라고 하는 건 정말 무책임한 일이고요. 목사로서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죠.
이찬수 목사는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 목사이다 보니 아마 찬성과 반대를 진정시키려고 이러한 양비론을 펼쳤을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내란 사태를 용인하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정말 잘못된 발언이고요. 또 하나는 한국교회의 고질적인 문제 '참고 기도하라 침묵하고 기도하면서 하나님께 맡기라'라고 하면서 교인을 우매하게 만들고 맹종하게 만드는 아주 나쁜 신앙의 가르침이 나온거죠. 결국 이익을 보는 것은 목사와 교권주의자들이에요. 그리고 한국교회를 추락시키고 하나님의 사명을 망각하게 하는 일이라서 저는 이찬수 목사가 자기 발언에 대해서 회개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러나 우리나라는 정교분리 국가이지 않나요.
"전광훈씨야말로 정교분리 원칙에 위배된 대표적인 사람이에요. 목사 직분을 이용해서 정치권력과 돈을 탐하기 때문이죠. 종교인이 세속적 권력을 탐하지 말라는 게 정교분리의 원칙입니다. 그리고 교회는 예언자적 목소리를 내야 되는 거예요. 옳고 그름을 분별해서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 옳은 것은 옳다고 얘기할 수 있는 거예요. 정치권력과 상관없이 누구든지 간에 이번 12.3 내란 사태는 국힘마저도 계엄은 잘못됐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잘못된 것을 더 신랄하게 비판하고 옳은 길로 가고자 이끄는 게 목사의 일이죠."
- 그래도 이전까지 이찬수 목사는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나요?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그러나 그 평판 때문에 이찬수 목사가 자기 평판에 대해 아주 민감한 사람이었던 것이 드러난 거예요. 탄핵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비난당하지 않으려고 그런 발언을 한 것이니까요. 목사라면 옳은 길을 가다가 비판받을 수 있어야죠. 예수님은 많은 종교 지도자와 권력자들에게 비판받았고 심지어는 제자들도 다 떠났어요. 그렇지만 꿋꿋하게 하나님의 명령인 옳은 길, 좁은 길, 진리의 길을 향해서 걸어가셨죠. 그게 목사의 역할인데 비판받는 게 싫으니 기도만 하자? 이건 전형적인 자기 욕심이죠. 오히려 이찬수 목사 같은 사람이 더 우리 한국 교회의 해악이 될 수 있어요. 더 심각하다고 저는 봐요. 이런 사람 때문에 교회 개혁이 안 되고 교회가 예언자적 역할을 못 하게 되죠. 저는 이찬수 목사가 회개하고 참회해야 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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