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거룩한 기도의 자리를 더럽힌 정치인들
지난 9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조찬기도회는 겉으로는 경건해 보였다. 그러나 우리는 물어야 한다. 과연 그것이 하나님께 드린 진실한 기도의 자리였는가? 아니면 교묘하게 신앙을 포장한 정치적 쇼였는가?
코로나 팬데믹 동안 한국교회는 가장 혹독한 탄압을 받았다. 예배는 ‘집합금지’라는 이름으로 막혔고, 교회는 감염의 온상으로 낙인찍혔다. 그 결과 1만 3천여 교회가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이른바 기독 국회의원들은 어디 있었는가? 한 목소리도 내지 못했다. 침묵과 방관으로 일관했다. 예배를 지키기보다 권력의 눈치를 살피며 교회의 고통을 외면했다. 이것이 배신이 아니고 무엇인가?
Ⅱ. 침묵의 공범, 화인 맞은 양심들
22대 국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기독 의원 56명, 국민의힘 25명이 있다. 숫자만 보면 ‘작은 교회’라 불러도 무방하다. 그러나 정작 교회가 탄압받을 때, 종교 자유가 짓밟힐 때, 이들은 단 한 명도 십자가 앞에 선 증인으로 나서지 않았다.
손현보 목사가 부당하게 구속될 때도, 교회가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될 때도, 이들은 권력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싸우기보다, 자신의 자리와 표를 지키기에 급급했다. 성경은 라오디게아 교회처럼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자들을 “토해 버리겠다(계 3:16)”고 경고했다. 오늘날 기독 정치인들이 바로 그들이다.
Ⅲ. 총선 때만 나타나는 신앙 장사꾼들
이들의 패턴은 뻔하다. 총선이 다가오면 교회를 찾는다. 강단에 서서 눈물 글썽이며 기도하는 척 새벽기도까지 다닌다. 성도들과 악수하며 “저도 믿음의 사람”이라고 속삭인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면 돌연 자취를 감춘다. 교회의 자유를 옹호하지도 않고, 오히려 종교를 억압하는 법안에 동조한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을 장사터로 만든 자들을 향해 “너희는 강도의 소굴을 만들었다(마 21:13)”고 책망하셨다. 오늘 교회 강단에 서는 기독 정치인들의 모습이 바로 그러하다. 그들은 신앙을 팔아 표를 얻는 장사꾼이며, 예수를 은 삼십에 팔아넘긴 가룟 유다의 후예다.
Ⅳ. 그들의 얼굴을 기억하라
국회조찬기도회는 60년 역사를 가졌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그 자리는 신앙의 전통이 아니라 위선의 무대로 변질됐다. 표가 필요할 때만 교회를 이용하는 자들, 교회의 위기 앞에서는 침묵하는 자들, 바로 그들이 기독 정치인이라 불리는 이들이다.
우리는 그들의 얼굴을 기억해야 한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또다시 교회를 찾을 것이다. 그러나 교회는 더 이상 속아서는 안 된다. 화인 맞은 양심,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인을 더 이상 지도자로 세워서는 안 된다.
Ⅴ. 결론: 신앙을 팔아 권력을 얻는 자들의 말로
성경은 분명히 증언한다. 교만한 느부갓네살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짐승처럼 땅을 기었다(단 4장). 바리새인들은 위선으로 인해 예수님의 가장 날선 책망을 받았다(마 23장). 하나님은 언제나 신앙을 팔아 권세를 얻는 자를 심판하셨다.
오늘 기독 정치인들도 다르지 않다. 그들의 끝은 권력의 무덤일 뿐이다. 교회는 더 이상 국회조찬기도라는 이름의 위선적 연극에 들러리가 돼선 안 된다. 이제 하나님 앞에 무릎 꿇는 진짜 신앙인, 교회의 자유와 생명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목소리를 내는 참된 지도자를 세워야 한다.
하나님은 여전히 교회를 지키실 것이다. 그러나 침묵과 위선에 동조한 자들은 결국 하나님과 역사 앞에 부끄러운 심판대에 서게 될 것이다.
최원호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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