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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의 눈물

목회

by 김경호 진실 2026. 4. 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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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범 목사(서울은천교회)

4월의 첫주일 낮예배 때였습니다. 올해 부활절을 맞아 설교를 시작하려던 순간, 나는 한동안 강단에 서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눈물이 앞을 가려 설교를 시작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좀처럼 눈물이 멈추지 않아 굉장히 당황스러윘습니다. 사십 일 동안 이어진 릴레이 금식기도, 가족 초청을 위해 드린 간절한 준비, 고난주간 동안 주님의 행적을 따라 새벽을 깨운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계란 전도를 위해 거리로 나선 성도들의 발걸음, 찬양대의 무언극과 아름다운 찬양,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로 전해진 십자가의 복음이 마음 깊이 울려 퍼졌습니다. 그 모든 헌신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이 선명히 드러났습니다.

간신히 감정을 추스르고 눈을 들어 보니, 많은 성도들이 함께 훌쩍이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강단과 회중이 하나 되어 십자가의 은혜 앞에 서 있는 거룩한 순간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은 나를 감성적인 사람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나는 이성적이며 쉽게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성향입니다. 평소에는 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십자가를 묵상할 때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생각할 때, 죄인을 위해 흘리신 주님의 보혈을 떠올릴 때, 나의 이성은 더 이상 담담할 수 없습니다. 그 사랑 앞에서 마음은 녹아내리고 눈물이 흐릅니다. 이성으로 이해한 진리가 감동으로 이어질 때, 그것은 가장 깊고 진실한 눈물이 됩니다.

사실 눈물은 연약함의 표시가 아니라 사랑의 증거이며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눈물, 영혼을 향한 눈물, 십자가를 향한 눈물은 신앙의 깊이를 보여 줍니다. 예레미야는 눈물의 선지자로 불렸고, 베드로는 통곡 속에서 회개했으며, 우리 주님께서도 나사로의 무덤 앞에서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거룩한 눈물은 차가운 마음을 녹이고 굳어진 영혼을 깨우며 새로운 생명을 잉태합니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위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까? 세상의 아픔과 자신의 실패 앞에서만 울고 있지는 않습니까? 십자가의 사랑 앞에서, 잃어버린 영혼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은혜를 묵상하며 흘리는 눈물이야말로 가장 가치 있는 눈물입니다.

비가 내린 뒤 하늘에는 무지개가 떠오릅니다. 눈물 없이 무지개를 볼 수 없습니다. 십자가의 눈물을 지나야 부활의 영광이 빛납니다. 이 아름다운 계절에 우리 모두 ‘은혜의 눈물’이 회복되기를 소망합니다.

 

 

[목회칼럼] 강단의 눈물 < 목회칼럼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주간기독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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