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규 교수(합신 조직신학, 본보 부주필)
[123문] 둘째 간구는 무엇입니까?
[답] “나라가 임하옵소서”입니다. 이것은 “주님의 말씀과 성령을 통해 우리를 통치하시사 우리가 점점 더 주님께 순종하게 하옵소서. 주님의 교회를 보존하시고 번성하게 하시오며, 마귀의 일, 주님을 대적하여 일어나는 권세, 그리고 주님의 거룩한 말씀을 대적하여 꾸며낸 모든 세력들을 멸하시되, 마침내 주님의 나라의 완성이 올 때까지 곧 주님께서 만유 안의 만유가 되실 때까지 그리하옵소서”란 뜻입니다.
5. “나라가 임하옵소서”(2): 주님의 교회를 보존하시고 번성하게 하소서
가인은 하나님을 떠나 자신의 도시를 세웠고 후에 인류는 하늘에 도전하는 나라 바벨을 세우려 하였습니다. 이렇게 인간 안의 바벨은 결국 외적으로 구현되기 마련입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 말씀과 성령으로 우리 안에 있는 이 바벨을 물리치시고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셨을 때 이 나라는 우리 마음에만 머물러 있을 수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교회에 속한 자는 보이는 교회에 속함으로써 그 정체를 드러내야 합니다.
그런데 지상 교회가 보여주는 모습이 연약하며 때로는 너무 실망스럽다는 이유로 교회를 무시하면서, 영적인 하나님의 나라만을 추구하겠다는 태도는 주님의 명령을 거스르는 행위입니다. 신자가 교회와 분리된 채 “나라가 임하소서”라고 기도할 수는 없습니다. 교회는 인간이 만든 제도가 아니라 교회의 머리 되신 예수님께서 그의 나라를 위해서 세우신 그의 몸이기 때문입니다. 신자는 교회를 위하여 기도해야 하는데, 특히 교회가 그 본래의 소명, 곧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헌신을 온전히 수행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종교개혁의 역사가 보여주듯이, 말씀을 떠날 때 교회는 무너지고, 말씀으로 돌아갈 때 교회는 다시 세워집니다. 결국 하나님 나라의 완성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를 구하는 자는 또한 “주님의 교회를 보존하시고 번성하게 해주소서”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6. “나라가 임하옵소서”(3): 마귀의 일, 말씀을 대적하여 꾸며낸 모든 세력들을 멸하소서
인간의 첫 번째 범죄처럼 모든 범죄에는 “하나님처럼 되리라”는 사탄의 계략이 있습니다. 사탄은 실재하며, 이 계략을 부추기고 결합하며 확대하는 마귀의 행위도 실재합니다. 그러나 사탄의 세력은 결코 하나님과 대등한 권세가 아닙니다. 사탄 역시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는 피조물이며, 하나님의 허락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낙심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하나님께서 사탄의 계략을 제어하시고 무너뜨리실 것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 “나라가 임하시오며”라는 기도는 바로 이러한 확신 위에서 드려지는 간구입니다.
특히 사탄의 저항은 하나님의 통치 수단인 그의 말씀에 대한 거부에 집중됩니다. 오늘날의 중요한 특징은 객관적인 말씀의 권위를 개인의 감정과 체험으로 대체하려는 경향입니다. 이는 말씀의 통치를 약화시키려는 사탄의 전략적 시도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소서”라는 간구는 단순히 내적 평안이나 종교적 체험을 구하는 기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다스리는 통치 아래 전인격적으로 순종하기를 구하는 기도여야 합니다. 곧, 말씀의 권위를 인정하여 즐거이 그 권위에 자신을 복종시키기를 원하는 자가 이 말씀을 대적하는 모든 세력이 무너질 것을 구하는 간구입니다.
6. “나라가 임하옵소서”(4): 마침내 주님 나라의 완성이 올 때까지
이 세상은 목적 없이 무한히 반복되는 쳇바퀴가 아닙니다. 성경은 온 우주와 역사가 향해 가는 분명한 종말이 있음을 가르칩니다. 타락 이후 인간은 자기 자신을 섬기거나 다른 피조물을 신으로 섬기는 방식으로 끊임없이 하나님께 반역하는 역사를 써왔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주님의 나라가 완성되는 그날이 옵니다. 세상은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보이지만 창조주가 정하신 끝이 있습니다. 아브라함 카이퍼가 말했듯이 가인이 죄 가운데 태어난 첫 아이였던 것처럼, 언젠가 죄 가운데 태어나는 마지막 아이가 있게 됩니다. 주님의 나라가 완성되는 그날까지 우리는 나라들과 민족들과 군왕들과 관원들이 여호와와 그의 기름 부음 받은 자를 대적하는 일들(시 2:1-2)을 목격할 것이지만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그들의 행위는 하나님 나라의 성취를 위한 도구가 될 뿐이어서 결국 역사는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일에도 낙심하지 말고 확신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며 이미 여기에서 그 나라를 살아갑시다.
출처 : 기독교개혁신보(https://www.repre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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