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죽음의 때가 다가오는 모친은 자녀들을 위한 마지막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자녀들도 꿈에도 알지 못하는 준비는 조용히 또 아무도 모르게 준비하셨습니다. 평생 자녀들을 바라보며 지내셨던 모친은 마지막으로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이생에서 다시 보지 못할 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또 힘이 닿는 대로 준비했습니다. 이제 그 모친은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남기신 말을 자녀들은 그렇게 유의 깊게 듣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마지막 유언은 “내가 세상을 떠나면 장롱에서 함(函)을 끄집어내어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유품을 나눴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바쁜 장례 일정과 일상생활로 모임을 가질 못하다가 마침내 일 년 기일이 되어 자녀들이 한 데 모여 모친이 남기신 말씀을 기억하여 그 함(函)을 열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동안 그들이 그렇게 고민했던 문제들을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물질과 계획들이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모두들 놀라워하며 서로를 쳐다보며 누가 말하지도 않았는데 머리를 떨어뜨리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자상하신 모친!’ ‘떠나는 순간에라도 자녀사랑을 간직하셨던 모친!’ ‘모진 풍파 속에서라도 굳건히 살아오신 모친!’ ‘오직 한 평생 자녀들의 성장을 바라보면서 보람을 가지신 모친!’ ‘매일 새벽마다 자녀들이 하나님께 올바로 살아가도록 기도하셨던 모친!’이 이제 그들의 곁을 떠났다는 아쉬움보다도 그렇게 까지 그분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죄책 때문에 그들은 한 없이 울고 또 울었습니다. 이제 결심합니다. 자신들의 자녀들을 향하여 모친의 사랑을 나타낼 것을!
마가복음 14장 12절부터 읽어보면 주님은 제자들에게 유월절을 지낼 수 있는 다락방을 준비토록 명하십니다. 그런데 이미 준비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은 그저 그분의 명령대로 따라 행했을 뿐 그분이 말씀하시는 대로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최후의 만찬’을 행했습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순간의 만찬을 나눴을 뿐만 아니라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분이 발을 씻기시기도 하시며 모본을 보이셨던 그분이 떠나는 순간까지 준비된 것들을 제자들로 하여금 순종하여 간직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제자들을 주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승천하신 후에라도 그곳에 모여 오순절 성령 충만을 받게 됩니다. 주님이 떠나셨기에 슬프기도 했지만 오히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이기에 성령의 이끌림을 담대하게 나가서 복음을 선포하였습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의 순간입니다. 오늘의 괴로움은 끝이 아니라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입니다. 실패는 내일을 밝히는 신호탄입니다. 좌절은 일어나야하는 시점을 말합니다. 오늘 어떤 순간을 맞이하여 앉아있으십니까? 주님께서 모든 것을 예배해두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손을 붙잡기만 하면 그분은 우리를 인도하실 것입니다. 그분이 준비하신 그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