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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 사도가 로마 교회를 방문하려는 뜻을 생각함

김기찬목사(전주)

by 김경호 진실 2014. 10. 30.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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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 사도가 로마 교회를 방문하려는 뜻을 생각함
김기찬  (한사랑교회 목사)

 

바울 사도는 로마서의 처음과 마지막에 로마 교회를 방문하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한 서신에서 동일한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는 사실도 중요합니다만, 서신의 처음과 마지막에 밝힌 사실 자체도 우리의 주목을 받을 만합니다(롬 1:10; 15:32).


     서신의 서두에서 사도는 로마 교회의 믿음에 관하여 하나님께 감사하고, 로마 교회를 방문할 수 있기를 바라고 기도합니다(롬 1:8-10). 사도가 여러 번 방문하고자 했지만 번번이 성사되지 못했는데 이제 다시 사도는 방문할 뜻을 밝히면서, 그렇게 간절히 방문하고자 하는 목적도 밝힙니다. 그 목적은 사도가 다른 이방인 교회들에서처럼 로마 교회에서도 복음의 열매를 맺고자 함입니다. 사도는 이 고귀한 목적을 위하여 로마 교회에도 복음을 전하려 합니다. 그리고 이 일을 위하여 로마 교회를 방문하기에 앞서 서신, 즉 로마서를 먼저 보냅니다. 사도는 가서 직접 복음을 전하려고 하고, 가기 전에도 서신을 통해 복음을 전하고 있으며, 이미 그들이 복음을 통하여 그리스도를 믿고 있는 사실에 관해 감사합니다. 요컨대 사도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압도되어 있습니다. 복음 없는 사도의 삶과 활동을 생각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는 로마서의 인사말(롬 1:1-7)에서도 확인됩니다. 사도는 당시 서신 양식을 좇아서 자기를 소개하는데, 철저히 그리스도의 복음과 관련해서 소개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 하고 쓰고서 이어서 이 복음의 핵심 교훈을 봇물처럼 쏟아냅니다. 사도는 복음 전파를 위하여 로마 교회를 방문할 뜻을 밝힌 후에 서신의 주제로서 복음의 내용을 말합니다(롬 1:16-17). 아시다시피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삽입)라”(롬 1:16)(삽입)는 말씀이나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 1:17)(삽입)는 말씀은 로마서 1-8장의 요지가(삽입) 아닙니까? 또한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삽입)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됨이라 첫째는 유대인에게요 또한 헬라인에게로다”(롬 1:16 하)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義)가 나타났다’(롬 1:17 상)는 말씀은 선택과 언약을 다루는 로마서 9-11장에서 자세히 설명됩니다.


     ‘복음에 하나님의 의가 나타났다’는 내용은 사도가 로마서의 마지막에서 다시금 로마 교회를 방문할 뜻을 밝히기 직전에 힘써 전한 교훈이기도 합니다(롬 15:8-13).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진실하심을 위하여 할례자의 수종자(隨從者)가 되신” 사실이나, 그 목적이 “조상들에게 주신 약속들을 견고케 하시고 이방인으로 그 긍휼하심을 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하심”이라는 내용이 모두 ‘하나님의 의가 나타난 것’과 관련됩니다.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옛 언약을 다 이루신 것이 바로 ‘하나님의 의’입니다. 사도는 다윗 언약에 관한 말씀(롬 15:9 하)을 위시하여 모세(롬 15:10)와 시편(롬 15:11)과 선지자(롬 15:12)를 인용함으로써, 하나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옛 언약을 성취하셔서 유대인만이(삽입) 아니라 이방인을 구원하신 사실을 힘써 증언하였습니다. 인류 역사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는 과정이고 복음의 약속이 성취되는 과정입니다. 복음을 떠난 인류의 역사는 없고 복음 없는 신자의 삶도 없습니다.


     이어서 바울 사도는 로마 교회를 방문하는 뜻을 잘 설명하려고 자기의 직무를 소개합니다(롬 15:14-21). 먼저 사도는 “더욱 담대히” 로마서를 썼다고 고백하는데, 그 목적은 ‘저희로 다시 생각나게 하려’는 것입니다(롬 15:14-15). 로마 교회가 이미 알고 있는 복음 사실을 다시 일깨워서 더욱 확신하게 만들려는 것입니다. 사도는 하나님이 주신 은혜, 곧 하나님께서 자신을 이방인을 위한(삽입) 사도로서 세우신 사실 때문에 로마서를 더욱 담대히 쓸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방인을 위한 그리스도 예수의 일꾼으로서 하나님의 복음의 제사장 직무를 행하여, 이방인들이 성신 안에서 거룩함을 얻어 하나님께서 받으실 만한 제물이 되게 하였습니다. 이는 이방인이 유대인과 함께 하나님을 가까이 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그리스도에게 순종하여 하나님 나라답게 서 나갈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참조. 엡 2:18-22).


   요컨대 사도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한 것은 결국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거룩한 교회, 하나님의 뜻이 구현되는 거룩한 사회를 세우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도는 먼저 로마서 1-8장에서 의롭다 하시고 거룩하게 하시는 은혜를, 거룩하신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법적 자격과 하나님 아버지와 거룩한 교제를 나누는 상태로서 전하였고, 로마서 9-11장에서는 이 복된 은혜가 독생자를 아낌없이 내어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있고 이스라엘과 이방인을 함께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긍휼하심에 있는 것을 언약과 선택의 주제를 통하여 가르쳤으며, 이어서 로마서 12:1-15:13에서는 거룩한 사회로 서 나가는 ‘그리스도 윤리’를 교훈하였습니다.

     

사도는 복음을 전하여 교회를 세워 나가는 일에 관하여 ‘자랑한다’고 고백합니다. 이는 사도가 로마서 1:16에서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라고 고백한 것이나 로마서 15:15에서 ‘더욱 담대히 썼다’고 고백하는 것과 똑같은 심정에서 나왔습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해서 거룩한 교회를 세워 나가는 일과 그 일에 쓰임 받는 것이 사도의 모든 기쁨이었습니다. 그것이 사도를 보내신 그리스도의 마음이기도 하고,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우리의 심정이기도 합니다(참조. 시 16:2-3). 


     이런 사도의 심정과 고백을 통해 우리는 바울 사도가 예루살렘으로부터 일루리곤까지 복음을 편만(遍滿)하게 전한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또한 로마서 15:20에 “내가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곳에는 복음을 전하지 않기로 힘썼노니”라고 한 본의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로마서 1장에서는 로마 교회에 복음을 전하려고 방문한다고 했는데, 여기서는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곳에는 복음을 전하지 않기로 힘썼다고 합니다. 사도의 직무와 심정이 무엇인지를 바로 알면, 이것은 전혀 모순이 아닙니다. 사도가 복음을 전한 목적이  거룩한 교회를 세우는 것이고, 그것이 곧 주님이 주신 대사명이기 때문입니다(마 28:18-20). 사도가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곳에 복음을 전하지 않으려 한 것은, 복음이 전해지지 아니한 곳에 가서 교회를 세우려 했기 때문입니다. 그와 같은 이유로 스페인으로 건너가 복음을 전하려고 로마 교회를 방문하려는 것입니다.

     

이는 바울 사도가 서신 말미에서 로마 교회를 방문하는 뜻을 거듭 밝히는 대목에서도 확인됩니다(롬 15:23-28). 사도는 세 차례 선교여행을 통해서 예루살렘으로부터 시리아, 아나톨리아 반도, 헬라 반도까지 복음을 널리 전하였습니다. 로마 제국의 동쪽 변두리인 예루살렘으로부터 시작해서 제국의 중심지를 향하여 점점 복음을 전해 갔던 것입니다. 이제 사도는 제국의 중심부로 가서 거기에 이미 서 있는 교회들을 복음으로써 든든히 붙들어 주고 그와 동시에 이 로마 교회와 협력해서 제국의 서쪽으로 가서 복음을 전하려고 합니다. 그는 마치 노새와도 같이 영원한 제국의 왕이신 주님을 자기 등에 모셔 태우고 주님이 가자고 하시는 곳으로 가려고 하였습니다.

     

다니엘 선지자가 느부갓네살의 꿈을 보고 예언하던 그 일이 사도의 눈앞에서 역사 가운데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단 2:35, 44-45).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사도의 복음 전파와 교회 건설을 통해서 세상 제국을 무너뜨리시고, 영원한 제국을 세우고 계셨습니다. 사도가 로마 교회를 방문하고 그 교회의 도움을 받아 스페인으로 가려는 것은 주님의 이 거대한 일을 이루려 함입니다.

     

이 위대한 역사는 사도가 예루살렘을 방문하는 일에서도 찬란히 드러날 것입니다. 예루살렘을 방문하는 일은 사도가 복음을 전하여 거룩한 교회를 세우는 실질입니다. 지금 사도는 로마서를 보내고 “성도를 섬기는 일”로 예루살렘에 가는 중입니다. 이것은 마게도냐를 비롯하여 이방인 교회가 가난한 예루살렘 교회를 돕기 위하여 모은 헌상을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방인 교회가 극한 가난 가운데서 다른 민족의 형편을 돌아보고 힘에 지나도록 돕는 일도 유례없는 일입니다만, 다른 민족이 서로를 주 안에서 한 형제로 알 뿐만 아니라 돕는 사람이 도움 받는 사람을 섬기는 심정으로 사랑을 드러낸 사실은 이 세상에서는, 한낱 인생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는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하나가 되고 그 생명으로 그리스도를 드러낸 것이며, 이는 오직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성신과 말씀으로 친히 행하신 일이고,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의 거룩한 사회 곧 영원한 나라를 세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바울 사도는 이 중차대한 일에 로마 교회를 동참시키고자 그 교회를 방문하려 합니다. 로마 교회가 거룩하게 서서 그리스도의 교회답게 거룩한 사명을 감당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것이 부활하신 주님이 지금 성신과 말씀으로 힘써 행하시는 일입니다. 그리스도의 교회는 ‘오직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거룩한 교회답게 서고, ‘오직 그리스도’의 복음을 힘써 전하여 거룩한 사명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교회라고 하면서 그리스도 외에도 구원 얻는 길이 있다고 전하거나 세상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고 교회의 사명은 제쳐 놓고 사회봉사에나 힘쓴다면 부활하신 주님을 대적하는 것입니다.


     사도는 다시금 로마 교회를 방문할 뜻을 밝히면서, ‘그리스도의 충만한 축복’을 가지고 갈 것을 언급합니다(롬 15:28-29). 사도는 이방인 교회의 헌상을 예루살렘 교회에 전달하는 일을 마친 다음에 로마 교회로 갈 것인데, 가서는 높이 되신 그리스도께서 말씀과 성신으로 거룩한 교회를 어떻게 세워 나가시는지를 풍성하게 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제 로마 제국의 심장부에서 사도는 만왕의 왕이신 주님께서 행하시는 큰일을 선포함으로써 영원한 제국, 영원한 나라가 그곳에도 세워지는 것을 목도(目睹)하게 될 것입니다. 사도의 강설을 들은 로마 교회주님께서 자기들도 이 거룩한 교회로 세워 주신 사실을 확신하면서, 눈에 보이는 제국의 영화를 뒤로하고 영원한 제국의 영광을 큰 기쁨 가운데 바라볼 것입니다. 또한 사도와 로마 교회는 동일한 확신 가운데서 스페인 선교에 동역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의 교회는 로마를 지나서 유럽 서쪽 끝까지 세워져 갈 것입니다. 과연 다니엘이 예언하던 대로 작은 뜨인 돌이 거대한 신상을 쳐서 무너지게 하고 거대한 산을 이루고 나갈 것입니다. 사도는 이 예언의 말씀이 점점 이루어져 가는 것을 확신하고, 과연 로마 교회에 나아갈 때에 그리스도의 충만한 복이 거기 있을 것을 확신하였습니다.

     

우리의 확신도 여기에 있습니다. 비록 소수의 힘없는 우리라도 여기 한국 땅에 거룩한 교회가 서서 거룩한 역사적 행보(行步)를 내딛고 나가는 일이 있다면, 과연 이곳에 그리스도의 충만한 복이 있습니다. 비록 이 세상에서 예수 믿는다는 이유로 가난하고 어렵게 살지라도 그리스도의 사랑을 품고 극한 가난 가운데서도 온전히 헌상하여 거룩한 사회를 이루어 나간다면, 거기서 그리스도의 충만한 영광이 나타날 것입니다. ‘오직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행할 때에 이 세상에서 조롱당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고난을 당할지라도, 그 고난의 의미를 알아주고 함께 슬퍼하며 함께 하늘의 주님께 기도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우리 가운데 하나님 나라의 참된 평화와 기쁨이 있습니다. 이것이 육신과 세상과 마귀를 이기는 우리의 확신입니다.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그리스도께서 힘없는 우리를 통하여 친히 그 영광을 나타내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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