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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와 그리스도인

경건

by 김경호 진실 2015. 8. 1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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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었다. 교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전도, 가정, 교회 등이 중요한 주제로 다루어진 반면 일과 휴가와 같은 여가라는 주제는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이 둘은 교회 역사에서 잃어버린 신앙의 영역으로서 성도와 교회의 관심을 끌지 못하였다. 

오늘 우리 사회는 공리주의(功利主義)의 영향을 받고 있어서 특히 휴가가 선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교회에 아직도 팽배하다. 공리주의는 효용과 유익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판단한다. 그래서 노는 것이나 여가를 즐기는 것, 쉬는 것, 심지어 먹고 마시는 것을 즐기는 것을 죄악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자기를 부인하고 금욕적으로 생활하는 것을 선이라고 생각하고, 반면 기뻐하고 낙을 누리는 것을 죄 짓는 것이고 악한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비록 지금 자유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성과를 중요시하는 우리 사회는 우리를 항상 바쁘게 움직이도록 만들고 있다. 얼마나 성공적으로 성과를 이루었는가를 가지고 자기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또 다른 사람을 판단하기까지 한다. 수입이 얼마인가 뿐 아니라 어떤 성과를 이루었는가가 중요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경쟁하기 위해 쉼이 없이 바쁘고, 또 끊임없이 자기를 계발하기 위해 바쁘다. 그렇지 않고서는 성과를 이룰 수 없다. 이 시대에 최고의 가치는 쉬는 것이 아니라 바쁘게 활동하는 것에 있다. 따라서 이런 분주함의 시대에 기독인이 일과 휴식에 대해 바른 생각을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성경에 의하면 쉬면서 낙을 누리는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다: “또한 어떤 사람에게든지 하나님이 재물과 부요를 그에게 주사 능히 누리게 하시며 제 몫을 받아 수고함으로 즐거워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물이라”(전도서 5:19). 즉 하나님은 인생에 낙을 주셨다. 성경은 낙을 누리는 것을 긍정적으로 말하고 있다. 물론 이 낙은 하나님 중심의 낙(쾌락)이다. 그래서 이는 세상적인 탐욕과 구별된다. 즉 하나님께 대해 부요하지 못하면서도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자’고 말한 어리석은 부자의 탐심과도 또 ‘내일 죽을 터이니 먹고 마시자’라고 하는 사람들의 운명적인 태도와도 구별 된다.

하나님은 일 뿐 아니라 휴식(쉼/여가)을 창조하셨다. 천지창조 시에 하나님은 일하기도 하셨으나 쉬기도 하셨다. 타락으로 인하여 일이 비록 ‘괴로운 움직임’이라는 뜻에서 노동(勞動)이 되고 말았으나 하나님은 일로 우리를 부르신다. 따라서 우리가 일에서 하나님의 소명을 이루어가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쉬셨다는 것 또한 아주 중요하다. 하나님께서 이러한 본을 보이셨다. 하나님은 일하기도 하실 뿐 아니라 쉬기도 하셨다. 하나님께서 쉬신 것에는 우리를 보고 쉬라는 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 십계명 중에 제4계명에서 안식일을 지키라고 명령하셨다. 즉 쉬는 것을 계명으로 주셨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탐욕 때문에 죽을 줄도 모르고 쉬지 않고 일하는 사람의 본성을 아시기 때문에 이를 계명으로 주신 것이다. 그래서 안식일, 안식년, 희년 규례의 정신은 쉬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구약의 달력을 보면 절기는 일하는 날이 아니라 일에서 쉬는 날이었다.

따라서 일과 여가 사이에 중용을 지켜야 한다. 일과 여가는 모두 시간 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서로 깊은 관련을 가진다. 즉 한 쪽에 시간을 많이 내면 다른 한 쪽에 시간을 내지 못한다. 즉 일을 지나치게 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여가가 적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둘을 서로 균형 있게 가져야 한다.

한편에서는 일을 지나치게 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일 중독증에 빠진 사람들이며 일을 과대평가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일을 지나치게 과대하게 하는 경우는 대개 욕심 때문에 그렇다. 이는 우리의 생활 방식이 탐욕에 지배를 받기 때문이다. 여가를 평가절하 하는 것도 바른 모습이 아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여가를 과대평가 하는 사람이 있다. 오직 휴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는 마치 쉬고 놀기 위해 일을 한다는 자세와 다름이 없다. 사람은 죄인이기 때문에 죄성과 부패 때문에 일과 여가를 남용한다. 우리 사회의 여가 실태를 보면 여가 수준이 너무 낮다. 여가는 개인과 사회의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어서 우리가 즐기는 여가를 보면 우리와 사회의 문화 수준이 어떠한지를 알 수 있다. 곳곳에서 여가가 타락한 모습을 보고 있다. 심지어 여가가 향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심지어 놀이에 중독 된 사람들이 있다. 알콜, 인터넷, 게임, 마약, 도박, 성, 등에 중독된 경우가 그렇다.

일이든 여가든 이는 모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기 때문에 그 분의 뜻대로 사용해야지 남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기독인은 일과 노동의 영역에서뿐 아니라 여가, 휴식과 놀이의 영역에서도 선한 청지기로 살아야 한다. 여름 휴가철에 놀이 문화, 여가 문화를 기독인들이 앞장서서 건전하게 세워 나가야겠다. 

더구나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교회는 주일을 시작으로 한 주간을 보낸다. 기독인에게 주일은 일상적인 일을 중단하고 휴식하면서 공예배를 통해 참 안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할 뿐 아니라 나아가 참 안식의 의미를 주일에 더욱 깊이 새기고 누린 후에 그 힘을 가지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다시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동행하며 일터로 나아가게 된다. 즉 기독인에게 주일 곧 안식일이 한 주간의 시작이라면, 기독인에게 여름휴가 혹은 휴식은 휴가가 마친 후 우리의 일터에서 더 생산적이고 더 나은 일을 하기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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