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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의 계절에 만난 사람들

목회

by 김경호 진실 2016. 8. 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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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의 계절에 만난 사람들


< 가정호 목사, 세대로교회 >

 

듣는 일보다 말하려는 강한 욕구를 내려놓는 것 쉽지 않아

 

이번에 출장겸 순례여행을 했다. 출장이라 함은 부산 기윤실 하반기 사역을 기획하기 위한 배움의 목적이요, 순례여행이라 함은 세대로 교회 담임목회자로 목회에 대한 반성과 여호와 앞에서 자신을 돌아보기 위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7월 말이나 8월 초는 대개 휴가를 보내는 시류에 맞추어 출장 순례를 기획하여 46일의 시간을 계획한 것이었다. 이전 여름이면 정신없이 본 교회와 이웃교회, 또 강습회 등등 집회로 시간을 보냈었다. 이젠 어느덧 50대를 훌쩍 지나니 그런 일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좀더 섬세하고 제대로 된 사역을 위하여 배워야 할 사람들을 만나 실제 삶과 사역의 현장을 보고 느끼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다양한 영역에서 경건한 삶을 신실하게 꾸준하게 살아내는 이들을 통해서 경건을 사모하는 참된 교회의 지속 가능성을 배우고 싶었다. 출장순례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 다만 "인도하심을 따라서..." 라는 마음속 슬로건을 가지고 출발했다.


몇 가지 느슨한 기준을 잡았다. 첫째로 밥은 혼자 안 먹겠다는 다짐을 세웠다. 주의 인도하심을 따라서 만나게 되는 지인들에게 반드시 밥이라도 대접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동 중에 다음 계획을 잡기위해 잠깐 잠깐 기도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주님 누구를 만날까요?", "주님 누구와 함께 식사를 할까요?", "주님 그분을 만나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떤 대화를 할까요?", "주님 오늘은 어디서 잘 수 있는 은혜를 허락하시겠어요?" 그렇게 주님의 인도를 구했다.


월요일 출발하여 토요일 새벽에 도착할 때까지 46일간의 여행 중 한 끼도 혼자 밥 먹지 않았다. 그리고 거미줄처럼 스케줄이 연결되었고 차곡차곡 만날 사람을 만나게 해 주셨다.


네 밤을 편히 잘 곳도 예비해 주셨다. 모텔이나 펜션을 활용해도 될 듯 했으나 어린 시절 예배당에서 기도하다가 잠자던 추억을 되살려 가능하면 개척교회를 하는 동역자들의 교육관이나 예배당에서 잠을 잘 수 있도록 노력했다. 흔쾌히 공간을 내어준 교회나 친구에게 큰 감사의 마음을 가졌다.


손대접으로 애써주신 교회나 벗에게 감사의 표현으로 감사헌금이나 조그만 선물을 드렸다. 표현할 수 있는 조그만 예의였다.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선물을 주시기도 재정적 도움을 주시기도 했다.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만났다. 카페와 밥집,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목양에 본을 보이는 귀한 분, 대학에서 후학들에게 정치외교를 가르치는 선생님, 깊이 있게 성경연구하시는 분, 개척사역을 통해 교회를 세워가는 분, 출판을 통해 믿음으로 지식사회를 기경하는 지도자, 특별한 기획을 통해 아카데미를 효과적으로 기획운영하는 분, 이 땅에서 선교하다가 순교하신 분들, 전쟁 통에 학살당하신 믿음의 순교자들, 광장에서 우는 자들을 위해 눈물로 봉사하시는 분, 성경읽기에 매진하여 책을 내신 분, 이 땅을 말씀 위에 세우시기 위해 연구원을 섬기시는 분, 반도 통일을 위해 한 평생을 수고해 오신 분, 부교역자로 수고하시는 후배 등등.


주님과 동행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일을 통해 편협한 생각을 고치거나 비뚤어진 자신의 일상을 돌아 볼 수 있었다. 큰 은혜가 있었다. 출장 순례의 특별한 경험이 컸다. 책을 쓴 분의 글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 책을 쓴 사람을 직접 만나서 듣는 일을 통해 더 큰 생각들과 가치관 변화에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경건한 삶을 사는 이들과 대화를 하며 친밀감을 키워가다 보면 그 경건의 유익이 대화하는 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흘러 들어온다. 믿음의 형제들과 나누는 교제의 유익인 것이다. 메말랐던 눈물도 다시 회복시켜 주셨다. 주님과 나누는 은밀한 믿음의 비밀이 열리며 은혜의 눈물을 흘리게 해 주셨다. 갈급한 심령에 배움의 기쁨을 누리게 하셨다.


출장 순례 중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것은 만남의 순간부터 헤어질 때까지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가 참 중요했다. 겸손한 질문을 통해 삶과 사역을 배우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기에 주님께서 주시는 지혜로운 질문을 하게 해 달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듣는 일보다 말하려는 강한 욕구를 내려놓는 것이 쉽지 않았다. 헤어진 후 잠시 차안에서 반복해서 반성한 일이 있었는데 적게 말하고 많이 듣자는 것이었다.


두 번째 출장순례가 크게 기대되는 것은 첫 번째 출장순례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이번 출장 순례에 귀한 만남을 허락해 주신 분들에게 깊이 감사를 드린다. 이모저모로 지혜도 주시고 편안하게 출장순례를 감당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귀한 분들께도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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