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38편의 애가를 어떻게 볼 것인가?>
“여호와여 주의 노로 나를 책하지 마시고 분노로 나를 징계치 마소서”(시 38:1)라는 시인의 애가는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말하지 않고 있지만, 이것이 이스라엘의 구속을 소망하는 간절한 기도임이 분명하다.
시편의 전체적인 성격이 이스라엘 공동체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러하며 이후 묘사되고 있는 고통의 성격을 보아서도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시편 기자는 자신이 당하고 있는 질병은 여호와의 진노로부터 시작되었으며(1절) 자신의 죄 때문이라고 고백하고 있다(3절). 그런데 시인은 자신의 죄악이 자신의 우매함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밝히고 있다(5절).
시인은 돌이킬 수 없는 질병의 깊은 고통 속에 빠져 있음을 토로한다(6-10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지독한 고통 속에서도 여호와에 대한 소원을 잃지 않는다(9절). 그 소원의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적인 내용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제사장 나라로서 이스라엘을 택하신 여호와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이다(출 19:4-6). 때문에 앞서 그가 밝혔던 자신의 우매함은 자신의 존재 목적과 부합하는 인생의 사명을 수행함에 있어 자신의 부족함과 결격 요소들을 지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주여 나의 모든 소원이 주의 앞에 있사오며 나의 탄식이 주의 앞에 감추이지 아니하나이다”(시 38:9)는 시인의 탄식은 여호와 앞에서 인류에 대한 제사장 나라로서 사명을 수행하지 못하는 이스라엘 공동체의 탄식을 대변한다. 이스라엘이 자신의 사명을 수행하지 못하고 목적 의식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여호와의 징벌은 당연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나의 사랑하는 자와 나의 친구들이 나의 상처를 멀리하고 나의 친척들도 멀리 섰나이다”(시 38:11)는 시인의 고백처럼 이스라엘은 이 세상에서 철저하게 외면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내 생명을 찾는 자가 올무를 놓고 나를 해하려는 자가 괴악한 일을 말하여 종일토록 궤계를 도모하오나”(시 38:12)는 말과 같이 대적자들로부터 고난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시인의 고난이나 이스라엘의 고난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명 수행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인과응보에 근거한 질병관과 구별된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시인은 주변 인물들이나 심지어 대적자들의 괴악한 말에도 변명의 여지를 갖으려 하지 않는다(13-14절). 오히려 이스라엘의 사명에 대한 각성과 더불어 여호와의 긍휼만을 바라볼 뿐이다(15절).
그러나 시인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이스라엘의 역사적 지위에 대하여 대적자들로부터 웃음거리가 되는 것에 대하여 깊은 안타까움을 가지게 된다. 사명을 망각한 자신이나 이스라엘이 대적자들로부터 비방을 받는 일은 당연하지만 이 일로 말미암아 결국 여호와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에 조금이라도 누를 끼치게 될 것이라는 사실로 괴로워하는 것이다. “내가 말하기를 두렵건대 저희가 내게 대하여 기뻐하며 내가 실족할 때에 나를 향하여 망자존대할까 하였나이다”(시 38:16) 하는 시인의 간곡한 고백은 이스라엘의 고난이 하나님께 대한 대적자의 교만으로 발전하는 것에 대한 시인의 아픈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여기에서 시인은 자신의 사명에 대하여 새로운 각성을 갖기 시작한다. 이것은 이스라엘이 역사적인 사명을 각성하고 본연의 위치로 돌아서야 한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과 같다(17-18절). “또 악으로 선을 갚는 자들이 내가 선을 좇는 연고로 나를 대적하나이다”(시 38:20)는 탄원은 시인이 이미 적극적으로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이렇게 함으로서 시인은 대적자들의 교만을 꺾고 하나님의 이름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각성하게 된다.
“여호와여 나를 버리지 마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나를 멀리하지 마소서 속히 나를 도우소서 주 나의 구원이시여”(시 38:21-22)라는 시인의 애가는 이 시편이 이스라엘의 사명 회복과 하나님 나라로서의 신분이 회복되기를 염원하기 위한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시편은 개인적인 애가 차원을 초월해 이스라엘의 회복을 그 주제로 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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