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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을 거룩하게 함에 관하여

장대선목사(서울)

by 김경호 진실 2019. 5. 15.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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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을 거룩하게 함에 관하여

(The collection for the poor is so to be ordered, that no part of the publick worship be thereby hindered.)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각종 행사들과 출판이 붐(boom)을 이루는 가운데서도 정작 신앙생활의 현실에서는 별반 달라지는 것이 없는 것 같다. 그러나 17세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교리문답이 산출된 역사를 보면, 그 때에 시급하게 다룬 것은 신앙고백서와 교리문답의 산출이 아니라 예배모범과 정치규례의 작성이었다. , 오늘날 교회개혁을 말할 때에 항상 주장되다시피 하는 교육에 의한 점진적 개혁의 방식과는 사뭇 다른 방식이었다는 말이다.

 

물론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역사상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세속권세의 지원과 함께 모인 총대들의 신앙과 경건이 탁월했었던 데에도 한 원인이 있을 것인데, 분명한 것은 그들(·민 총대들)은 현실적인 문제를 가장 시급하게 개혁하는 가운데서 신앙의 깊은 주제들을 정리하고 개혁했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은 성경에 관한 서론적인 정리를 바탕으로 여러 신학주제들을 정리해 나가는 가운데 제21장에서야 비로소 예배와 안식일에 관하여.” 다루고 있다.





 

어쨌든 그처럼 시급하게 다뤄진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1645)의 주일에 관한 정리를 보면 다음과 같다.

 

주일(Lord's day)은 반드시 미리 기억해야만 한다. 우리의 일반 소명들에 따른 모든 세속적 일들은 때와 시기를 따라 옆으로 밀어두도록 명령되었으므로, 주일이 오면 그 날에 적합한 거룩을 위해 우리의 일반 소명들이 방해거리가 될 수 없도록 해야만 한다.”고 했으니, 주일이 이르기 전부터 주일을 거룩히 안식함으로 보낼 수 있도록, 모든 일상적인 일들을 정리하여 한 쪽으로 밀어 두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일에 하는 식사조차도 미리 준비하여 불필요하게 많은 수고를 들여 식사를 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주일 전체는 그리스도인의 안식일로서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주님께 거룩하게 드려져야(celebrated) 한다. 그 목적을 위해서는, 주일 하루 온 종일(24시간) 모든 불필요한 일들을 멈추므로 거룩하게 쉬며(a holy cessation or resting), 모든 운동들과 오락들은 물론 세속적인 모든 말들과 세속적인 모든 생각들까지도 금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므로 왕명으로 공표된 퍼스(Perth)5개 조항(1618)이나, 주일날 오락과 유흥을 보장하도록(즐기도록) 한 오락에 관한 포고문서(1633)에 대해 강하게 ‘non-conformity’의 입장을 취했던 것이다.

 

주일 식사 규정은 종들도 하나님께 드리는 공적예배에 참여하는 것이 불필요하게 미뤄지도록 해서는 안 되며, 다른 어떤 사람도 주일을 거룩하게 지킴에 있어서 방해를 받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오늘날에는 기독교(개신교) 신자가 운영하는 사업체조차 주일은커녕 일요일도 보장하지 못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자신은 예배를 위해 교회당에 있을 지라도, 전화로 종업원들의 업무를 살피는 경우까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다.

 

각 사람과 각 가정이 사적으로 준비할 것들은 자신들을 위해 기도하며, 말씀 사역자(설교자)를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고 그의 (말씀) 사역에 복 주시길 기도해야 한다. 또한 하나님의 공적 규례들을 행할 때에, 하나님과 보다 평안한 교통에 이르기 위해 다른 거룩한 실천들을 행해야 한다.(ex: 예배를 드리기 전에 나에게 원망을 품은 이웃과 먼저 화목을 이루는 것. 5:23, 24)” 따라서 예배 전에 회중들끼리 담소를 나누거나 문안하지 말고, 기도와 준비의 태도 가운데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공적예배를 위해 시간에 맞춰 모인다. 전체 회중은 시작할 때부터 참석하여 공적예배의 모든 순서들 안에서 한 마음으로 함께 엄숙하게 연합하는 것이므로, 축도를 마치기까지 떠나서는 안 된다.” 그러나 과연 오늘날 개인이라도 예배 가운데서는 엄숙하게 연결된 한 회중을 이룬다는 의식이 우리에게 얼마나 있는가? 심지어 바쁜(?) 일정 때문에 축도를 뒤로 하고서 황급히 자리를 떠나는 교인들을 거의 언제나 보게 되는 실정이다.

 

회중의 엄숙한 공적 모임들(주일오전, 오후, 저녁예배) 사이에나 이후에 어떤 시간이 비면, (그 때에는) 설교문(개인이 정리한 것)을 읽고 묵상하는데 써야 한다. 특히 자신들의 가족들을 불러 모아 그들이 들은 바에 대해 확인하고, 교리문답을 가르치며, 거룩한 의논(토의)들을 하고, 공적 규례들에 복이 부어지길 기도하며, 시편을 노래하고, 병든 자를 방문하며, 가난한 자들을 구제하고, 안식일(주일)을 기쁨으로 여겨 경건과 사랑과 긍휼의 의무들을 행해야 한다.”고 했으니, 이러한 열심 외에 허탄한 열심(일반 소명이라고도 하는 직업적인 일들과 일상적인 일들)에 취하지 않도록 해야 마땅한 것이다. 특별히 교리문답을 가르치는 일이 공적 말씀 사역자가 아닌 신자에게 주어질 때에, 그 대상이 회중이 아니라 자신의 가족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모든 언급들은 개인에게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내용들 뿐 아니라, 각 직분에 따라 구별되는 내용들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주일에 각 직분(목사, 장로, 집사)에 합당한 열심을 기울이는 것은, 주일을 거룩하게 하는 아주 중요한 태도인 것이다.

 

무엇보다 주일에 행하지 말아야 할 것들과 더불어 마땅히 행할 것들의 중심에는 항상 말씀(성경의 진리에 관한 말씀)’이 자리하고 있는 사실로 볼 때에, 말씀 사역자인 목사들은 그 누구보다 주일을 준비하여 온전하고 거룩하게 보내는 일에 힘써야만 한다. 교인들은 마땅히 주일에 시간이 비는 대로 설교문을 읽고 묵상해야 할 것인데, 묵상할 것이 없는 빈약하기 짝이 없는 설교를 한다면, 결국 자신도 주일을 거룩하게 보내지 못할 뿐 아니라 회중들도 주일을 거룩하게 보내지 못하도록 하는, 그야말로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15:14) 것이니 말이다. ‘가장’(家長)이 자신의 가족이 주일을 거룩하게 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는데 반해, ‘목사는 자신에게 맡겨진 회중 전체가 주일을 거룩하게 함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내 형제들아 너희는 선생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로 알고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3:1)


 



장대선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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