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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교회의 심장

목회

by 김경호 진실 2023. 5. 31.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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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영 목사 (장지교회)

홍승영 목사(장지교회)

 

“우린 다 목숨 걸고 해.”

1300만 관객을 모았던 영화의 주인공 형사는 “뭘 그렇게 죽도록 하느냐?”는 범죄자의 핀잔에 부르짖듯 외쳤다. 쉬지 않고 웃음이 터지는 코믹영화에 섞여 나오는 웃픈(웃기며 슬픈) 비애의 대사였다. ‘아프니까 사장’이라는 소상공인들의 말은 열심히 일하는 진정성에 찬물을 끼얹는 블랙컨슈머 때문이지만,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결과를 내기 어려운 이 시대의 상황에 대한 자조도 포함된 것 같다.

일전에 총신신대원 수요예배에 말씀을 전하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마치 천여 명 모인 열정적인 청년집회처럼 활력이 넘쳤다. 요즘 신대원생들이 교회 사역을 등한시하는 이유가 열정이 없어서라는 현장의 볼멘소리와는 딴판이었다. 그중 몇 명이 교회로 찾아왔다. 선배들의 목회 현장 이야기를 들으라는 수업 과제라고 했다. 만나러 오고 싶다는 말을 들었을 때 살짝 가슴이 떨렸다. 교육 전도사 시절의 간절하고 막막했던 감정이 살아났다. 우리 동네에서 가장 맛있는 점심을 사주고 가장 열심히 대화해주는 한나절 스승이 되고 싶었다. 후배들의 말에는 하나님과 교회에 대한 애정, 그리고 좋은 사역자가 되고 싶다는 갈망이 묻어났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의 이면에는 잘하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잘하고 싶은 열망과 부족한 부분을 더 준비하고 싶은 부담감도 한쌍이다. 하지만 구비되지 못해 발생하는 실수로 아프다고 할지라도 현장에 머물러 있어야 비로소 준비되는 것이 목회다. 아프도록 일하고 목숨 걸듯 일해도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일반 직업인들과 달리, 우리 목회에는 ‘하나님의 교회가 서는 것’에 대한 믿음이 있다는 말로 후배들을 격려했다.

“내가 부목사 때는 그런 식으로 안 했던 것 같은데…”라는 표현은 담임목사들의 심술궂은 말이다. 그러나 전혀 근거 없는 말이라고는 할 수 없다. 어느 날 발견한 사실은 과거에 ‘그런 식으로는 안 한’ 부목사들만이 현재 담임목사로 자기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콜라 회사 회장은 자신의 혈관에 콜라가 흐른다고 말했단다. 틀림없이 혈관에는 붉은 피가 흐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프리카 오지의 어느 마을까지 콜라 자판기를 설치한다는 그의 열정은 인정한다.

그에 반해 우리는 진짜 ‘그리스도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 주님의 복음과 생명의 피를 전한다. 목회자들이 더욱 교회의 심장으로 박동해야 할 때다. 교회에 오지 않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연약한 팬데믹 성도에게도 그리스도 보혈의 은혜가 흐르기까지 말이다.

 

[목회칼럼] 목사, 교회의 심장 < 목회칼럼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주간기독신문 (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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