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아이들을 진급시키고 졸업시키느라 주일학교 담당자들은 분주하다. 언젠가부터 그 많던 아이들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오래전부터 예견됐던 한국교회 주일학교의 급속한 침체가 마침내 현실이 돼버렸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주일학교 출석 어린이 수는 장년 출석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아예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도 적지 않다.
필자는 1980~1990년대 한국교회 주일학교의 마지막 부흥기를 경험하고 이끌었던 사역자라고 할 수 있다. 지나온 사역을 돌아보면, 수백 명의 아이들과 매주 울고 웃던 그 날들이 떠오른다. 교회 안팎을 뛰어다니던 아이들의 발걸음 소리와 예배실 안에서 터져 나오던 찬양의 함성이 지금도 그립고 아련하다. 30년 넘게 교사강습회를 섬기며 어린이 찬양과 부흥사역에 힘썼던 사역자로서, 수천·수백 명의 교사들이 예배실을 가득 채우고, 어린아이를 업은 채 바닥까지 앉아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 하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이 시대에는 다시는 그런 부흥을 경험할 수 없는 것일까? 아직도 주일학교 부흥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땀 흘리며 눈물로 기도하는 수많은 사역자들이 있기에, 하나님께서는 다시 한번 이 땅에 주일학교 부흥의 물꼬를 터주실 것을 굳게 믿는다.
교회 주일학교의 새로운 부흥을 꿈꾸며, 우리가 지금 해야 할 노력과 관심의 방향을 몇 가지로 정리해본다.
첫째, 30~40대 성도들의 교회 정착이 필수적이다.
예전에는 친구 따라 교회에 오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친구가 아니라 부모의 손에 이끌려 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30~40대 성도들이 교회에 정착하는 일이 곧 주일학교의 성장과 직결된다. 이 세대의 필요를 세심하게 살피고 그들이 교회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신학대학원의 교회교육 과정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신대원의 커리큘럼에는 주일학교 현장 사역과 관련된 과목이 여전히 부족하다. 그 결과 많은 사역자들이 직접 현장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우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선택과목이라도 주일학교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선배 사역자들의 실제적인 노하우를 나누는 과정을 마련해, 보다 준비된 사역자들이 교회 현장에 투입될 수 있기를 바란다.
셋째, 평신도 사역자의 양성이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
부교역자 부족의 문제는 이미 많은 교회가 직면한 현실이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필자는 오래전부터 평신도 교육사 제도의 도입을 제안해왔고, 최근에는 총신대학교에서도 이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다만 문제는 접근성과 구체성이다. 지방의 평신도들이 서울까지 올라와 일정 기간 교육을 받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지방 신학교나 전국 주교 조직을 활용해 각 지역에서도 이러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현장 중심의 구체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수료자에게 총회 차원의 공신력 있는 자격증을 부여하여 주일학교 교사 사역에 헌신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넷째, 우리 교단의 주일학교 교재인 <하나 바이블>의 지속적 보완이 필요하다.
많은 연구와 관심으로 높은 수준에 이르렀지만, 시골교회나 작은 교회에서도 평신도가 중심이 돼 소수의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는 구체적인 매뉴얼이 함께 제공되면 더욱 좋겠다. 사역자 부재 상황에서도 교회교육이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실용적 자료 개발이 절실하다.
한국교회 주일학교는 지금까지 수많은 사역자들과 교사들의 눈물과 헌신 위에 세워져, 전무후무한 부흥을 경험해왔다. 간절히 바라는 것은, 우리의 세대가 그 부흥을 경험한 마지막 세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교회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찬양소리가 넘쳐나는 그날을 기대하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 사역에 헌신할 것을 다짐한다.
김신근 목사(서울해성교회)
출처 : 주간기독신문(https://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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