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너만 할 때 안 그랬어. 좀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없겠니?”라는 부모의 서늘한 질책을 듣고 자라는 아이와, “네가 아빠보다 훨씬 낫구나. 아빠는 네 나이 때 그런 생각조차 못 했는데, 너를 볼 때마다 참 대견스럽다”라는 따뜻한 격려를 받고 자라는 아이 중 누가 더 건강하게 성장할까? 답은 자명하다. 물론 자녀가 거짓말을 하거나 약속을 어기고,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했을 때는 엄격하게 훈육하여 바로잡아야 한다. 그것은 인격의 기초를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습 성취도나 기능적인 면에서 친구들보다 조금 뒤처진다는 이유로 아이를 채근하고, 경쟁에서 이겨 더 똑똑하고 실력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강요하는 것은 자녀의 참된 성장과 성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부모의 조급함은 아이의 가능성을 꺾는 독이 될 뿐이다.
비단 어류인 ‘코이’라는 잉어는 환경에 따라 그 크기가 결정되는 신비로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작은 수족관에 넣어두면 5~8cm밖에 자라지 못하지만, 조금 더 큰 연못에서는 25cm까지, 그리고 광활한 강물 속에서는 무려 1m(100cm)가 넘게 자라난다. 우리 자녀들의 내적 성장 잠재력에도 한계가 없다.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어떤 가르침을 받고 어떤 꿈을 꾸며 자라느냐에 따라 그 인생의 폭과 깊이가 결정된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부모가 자신이 경험한 좁은 세계관이라는 수족관에 갇혀 자녀를 훈육한다. 부모의 근시안적이고 세속적인 기준이라는 틀 안에 자녀를 가둠으로써, 아이들이 대양으로 나아가 마음껏 자랄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한다. 어른들의 낡은 경험과 지식으로 견고하게 쌓은 틀을 스스로 깨고 다음세대가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다음세대가 마음껏 꿈의 나래를 펼치게 될 것이다.
그리스도인 부모의 사명은 우리 자녀를 세상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이기는 인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이길 힘을 가진 ‘천국 백성’으로 양육해야 한다. 부모의 짧은 인생 경험 속에 아이들을 가두지 마라. 대신 아이들이 하나님의 꿈을 이 땅에 마음껏 펼치는 통로가 되도록 키워야 한다. 무한하신 하나님의 능력을 신뢰하며, 변치 않는 하나님 말씀의 가치를 그들의 심령 골수에 심어줘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천국의 통치자이신 하나님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아야 한다. 우리의 시야를 넓혀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고, 하나님께서 우리 가문과 자녀를 위해 예비하신 축복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과 교회의 자녀들을 향해 어떤 위대한 계획을 세우고 계실지 깊이 묵상하며, 그 비전의 조력자가 돼야 한다.
이제 교회 공동체가 다음세대에 대해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단순히 ‘교회의 미래’라는 구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태아를 잉태한 부모들을 세심하게 살피고, 영아부와 유치부 자녀들에게 더 풍성한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 유년부와 초등부 어린이들, 그리고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는 청소년들에게 지금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깊이 연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는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성세대의 관점과 조금 다르더라도, 다음세대의 영적 부흥을 위해서라면 우리의 시간과 물질, 그리고 마음을 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기성세대의 막연한 생각이 아니라 전문적 연구하고 고민하는 분들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 기성세대가 마음을 넓혀 과거의 경험을 답습하거나 현재 이숙한 것에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어쩌면 기성세대의 무지한 열심히 우리 자녀들이 나아갈 길을 막는 일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자녀세대가 ‘미래’라는 낯선 땅을 당당히 개척할 수 있도록, 온 교회가 힘을 모아 아이들의 발밑에 단단한 영적 토양을 일궈줘야 한다.
지금 당장의 안온함보다는 10년, 20년 뒤의 소망이 더 찬란한 교회를 꿈꾼다. 다음세대가 주역이 되어 하나님 나라를 넓혀가는 세상은 우리 어른들이 먼저 자신의 좁은 틀을 깨고 나올 때 시작된다. 우리가 자신을 스스로 가둔 어항을 깨뜨릴 때, 비로소 우리 자녀들은 하나님의 강물에서 거대한 ‘코이’처럼 힘차게 대양을 향해 헤엄치게 될 것이다.
조정희 목사(신부산교회)
출처 : 주간기독신문(https://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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