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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력’의 시대에서 ‘분별’의 시대로

교육

by 김경호 진실 2026. 5. 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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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지난 2025년 11월, 2026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당시를 복기해 보자. 시험이 끝나자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평가와 함께 우리 교육계에 커다란 화두를 던졌다. 영어 1등급 비율이 절대평가 전환 이후 최저치인 3.11%를 기록했고, 국어 만점자가 전년 대비 급감했다는 통계 수치들이 나왔다. 이는 단순한 ‘난이도 조절 실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평가원의 이례적인 사과와 변별력 논란을 뒤로하고, 사람들은 본적인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AI 시대, 과연 교육과 시험은 무엇을 측정해야 하는가?”

이 지점에서 기독교 교육의 목적을 다시금 짚어보게 된다. 기독교 교육은 ‘성경교육’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성경 지식’을 전수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모든 교육의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드러내고 그 나라의 일꾼을 세우는 것이 본질이다. 하나님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온 우주를 통치하신다. 우리가 치열하게 마주했던 수능도, 급변하는 AI 기술도, 국가의 교육 정책도 모두 그 통치 아래 있는 한 부분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의 태도는 분명해야 한다. 교육의 현장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 위에서 교육의 목적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이다.

필자는 AI가 이러한 본질적 전환을 돕는 강력한 기회라고 확신한다. 강의실과 현장에서 목격하는 학습자들의 모습은 극명하게 갈린다. 누군가는 AI를 단순한 ‘복사하고 붙여넣기’ 도구로 활용하지만, 누군가는 AI를 ‘사고의 동반자’로 삼는다. 도구는 같으나 결과가 정반대인 이유는 명확하다. AI가 결과물을 만들 수는 있어도, 그 결과물에 담긴 가치를 선택하고 책임지는 주체는 결국 인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결정되는 인간의 ‘수준’은 지능이나 성적이 아니다. 무엇을 옳다고 믿는지, 누구를 위해 결정하는지, 그리고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가 하는 ‘영적 깊이’의 문제다.

그렇기에 AI 시대의 인재상은 기술적 숙련도로만 정의될 수 없다. 진정한 인재는 바른 기독교 세계관을 갖추고, 영성 어린 안목으로 선택하며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다. 여기서 영성이란 모호한 감정이 아니라, 선택의 순간마다 방향을 잃지 않게 하는 내면의 견고한 기준이다.

이제 교회는 AI라는 이 시대의 도구를 통해 교육의 목적을 회복해야 한다. ‘AI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AI라는 이 시대의 도구로 교육의 목적을 회복’하는 것이다. 교회가 길러낼 인재는 교회 안의 울타리에 갇힌 사람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국가, 나아가 세계 전체를 향해 하나님의 선한 영향력을 흘려보낼 사람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가 실천해야 할 인재상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분별하는 사람이다. AI가 제시하는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무엇이 더 효율적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더 옳은가’를 묻는 인재다.

둘째, 책임지는 사람이다. AI의 결과물에 최종적으로 서명하는 주체는 인간임을 인식하고, 윤리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태도다.

셋째, 섬김으로 확장하는 사람이다. 개인의 성공이 목표가 아니라 사회의 고통을 이해하고 해결에 동참하는 실천적 신앙인이다.

넷째, 배우는 사람이다. 기술의 발달로 정보의 출발선은 평평해졌다. 중요한 것은 학습의 태도다. AI 문해력은 단순 사용법을 넘어 AI를 비판적으로 이해·평가하고 협업하는 역량까지 포함한다. 교회 교육도 ‘도구 사용’이 아니라 ‘비판적 이해+영적 분별’까지 함께 가야 한다.

교회학교는 학교 성적이라는 현실을 무너뜨려야 할 적이 아닌, 교육의 본질을 회복할 계기로 삼아야 한다. 시험이 측정하기 어려운 정직, 책임, 섬김, 공동체성은 교회가 가장 잘 가르칠 수 있는 영역이다. AI를 통해 청소년들이 각자의 은사와 소명을 발견하도록 돕는다면, 교육은 점수를 넘어 잠재력을 꽃피우는 과정이 될 것이다.

학교 성적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교회가 앞장서 선포해야 한다. AI 시대의 인재는 점수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점수가 높아도 세계관이 무너진 인재는 위험하지만, 설령 점수가 조금 부족해 보이더라도 세계관이 바로 선 사람은 시대를 변화시킨다. 하나님이 온 우주를 통치하신다는 믿음은, 청소년에게 “너의 삶이 시험에 갇히지 않는다”는 해방의 메시지가 된다. 그 믿음 위에서 AI는 두려움이 아니라 도구가 된다. 그리고 교회는 이 시대가 가장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인재, 기독교 영성으로 바르게 선택하고 책임지는 사람을 길러낼 수 있다.

 

김세광 교수 (미국 오이코스 유니버시티)

출처 : 주간기독신문(https://www.kid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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