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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생각(4) 하나님이 시작하셨으니 졸라게 버틸만 하다(막 1:1절)

천한필목사(수원)

by 김경호 진실 2017. 4. 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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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생각(4)

- 하나님이 시작하셨으니 졸라게 버틸만 하다(1:1) -

1:1절에 보면, “복음의 시작이라는 말이 나온다. ‘예수 그리스도의 시작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고 나온다. 참으로 재미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은 곧 복음의 핵심이 무엇이며, 복음의 원조, 복음의 출발점이 어디서부터인지를 밝혀주는 마가복음만의 표현방식이다.

요한 마가는 복음의 핵심을 뭐라고 기록하고 있나?

예수 그리스도가 바로 복음의 핵심이고, 복음의 근거라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사시면서 행하신 모든 것들, 예수님의 삶과 죽으심과 부활하심이 결국 복음의 내용이고, 기초라는 것이다. 그래서 요한 마가는 마가복음에서 예수님의 가르침이나 교훈보다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주도적으로 행하신 사건들을 좀 더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복음은 단순히 이론적이거나 철학적인 것이 아니다. 상당히 생동감이 있고, 역동성이 있다. 그래서 복음으로 충분히 이 막막한 현실을 살아갈 수 있다.

소리치고, 눈물 흘리고, 방언하고, 환상보고, 꿈을 꾸고, 예언하고, 은사받는 것.

이런 것들을 복음의 능력이라고 말할 수 없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고,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믿음으로 살아내는 것이야말로 복음의 힘이고, 능력이다. 왜냐하면, 복음의 시작이 인간이 아니라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맥과 경영 능력, 홍보와 마케팅으로 복음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요한 마가는 복음이 어떻게 퍼져나가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하나님이 시작하신 이 복음은 세례요한을 통해서 광야에서부터 진동하기 시작했다(4-5). 당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비고 있던 곳은 로마였다.

그러나 그곳을 복음의 시작점으로 삼지 않으셨다. 화려한 성전이나 로마 황제의 궁궐이 아니라 광야였다. 광야는 물도 없고, 식량도 없는 곳이다. 집도 지을 수 없고, 농사도 지을 수 없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아무런 대책을 세울 수가 없다.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 곳이다. 상식적으로 볼 때, 광야는 결코 편한 곳이 아니다.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곳이다. 철저하게 사람들로부터 소외되는 곳이 바로 광야이다.

만일 인간의 계획으로 복음을 시작했다면, 광야는 후보 명단에도 없었을 것이다. 인간의 계산에서 광야는 복음의 시작으로 비빌언덕이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 광야에서 복음의 시작을 알리셨다. 결과는 어땠을까?

광야에서 외치기 시작한 세례 요한의 소리를 듣고서 온 유대 지방과 예루살렘 사람들이 광야로 모여들기 시작하였다. 게다가 자신들의 죄를 자복하고 요한에게 회개의 세례를 받기 시작하였다. 이것은 정말 기적과 같은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가 진짜 하나님이 하신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대형교회를 무작정 비난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과연 그 교회로 모여드는 사람들과 광야로 모여드는 사람들이 동일한 하나님의 일하심이라고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점은 사라지지 않는다.

만일 당신이 속해 있는 교회의 예배당이 교통 조건도 좋고, 건물 위치도 좋고, 내부 분위기나 인테리어도 좋고, 인적 자원도 많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만일 그 교회로 사람들이 안 모인다면, 그것이야 말로 기적이 아닐까 싶다.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일하심이라고 말할 수 있을 듯 하다. 이러한 좋은 조건들 속에서는 그 교회 예배당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원인 분석을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 교회만 이것을 부흥이라고 외치고, 하나님이 하신 것이라고 감격한다면 어찌해야 할 것인가?

누가봐도 하나님이 하신 것이 아닌데, 누가봐도 복음이 진동하는 것이 아닌데. 광야로 모여드는 사람들이 아니라 화려한 로마 궁궐로 모여드는 것이 분명한데. 어찌 자신들만 계속해서 하나님이 하신 것이라고 자부할 수 있을지. 마가복음을 다시금 묵상해 볼 일이다.

요즘 일부 의식있는 목사님들 중에서는 비대해지는 대형교회를 스스로 문제 삼으며, 어떻게든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노력을 보이시는 분들도 계시다. 우리는 무작정 대형 교회를 비난해서는 안된다. 그 이전에 먼저 왜 대형교회가 될 수밖에 없는지를 고민하고 생각해보아야 한다.

대형 교회의 담임 목사님께서 더 이상 이 교회로 나오지 말라고 해서 교인 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이제 이 교회로 오지 말고 다른 개척 교회나 어려운 교회들로 가서 섬기라고 하면, 과연 그 대형 교회의 교인들이 정말로 움직일까? 쉽지 않다. 오히려 대형 교회 목사님이 너무나 겸손하시고, 한국 교회를 걱정하는 분이라는 이미지로 인해 더 큰 유명세와 인기를 얻는 아이러니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

차라리 일부 목사님들처럼 그 대형교회의 담임 목사님부터가 그 교회 담임 자리를 내려놓고 개척 교회로 옮겨간다면 어떨까? 물론 그 또한 별로 실효성은 없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이미 대형교회 담임목사가 그 자리를 박차고 개척했다는 것이 엄청난 이슈가 되며 어느 정도의 인원들은 채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 교회 예배당을 과감히 정리하고, 이동식 예배당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면 어떨까? 올해는 커피숍을 임대하고, 그 다음 해에는 학교 교실 한 곳만 임대하며, 그 다음 해에는 피아노 학원을 임대한다고 가정해보자. 올해는 강남, 내년에는 신촌, 그 다음 해에는 영통, 그 다음 해에는 석촌, 또 그 다음 해는 화성시 봉담으로, 그 이후에는 부천, 그 다음에는 의정부, 그 다음에는 안산... 등등 뭐 이런 식으로 예배당 공간을 1년씩 장소 뿐만 아니라 지역까지 옮겨다닌다고 생각해보자. 어짜피 대형교회는 지역 교회의 역할을 넘어섰으니 말이다. 어쩌면 이러한 이동식 예배당이 오늘날의 세례 요한이 있던 광야와 같은 곳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만일 이렇게 1년마다 예배당을 계속 바꿔서 예배드리는데도 지금처럼 몇 만 명씩 비대하게 그 교회로 모일 수 있을까?

아마 그렇게 이동식 예배당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몇 년 사이에 저절로 교인 수가 급감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교통 문제, 유아 시설 문제, 예배당 인테리어 문제, 재정 문제, 식사 문제 등 걸리는게 한 두 가지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굳이 다른 교회로 가라고 하지 않아도 그 대형교회는 자연적인 분립 및 파송 사역을 하는 셈이다.

과연 오늘날 규모가 비대해진 대형 교회들이 이러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수많은 개척 교회들이나 중, 소형 교회들 중에는 어쩔 수 없어서 이러한 이동식 예배당 사역에 처하기도 한다. 그러니 대형 교회라고 못할 리 없지 않겠는가?

만일 이렇게 추진하는데도 요한 당시 광야로 모여드는 수많은 사람들처럼 여전히 그 교회로 구름떼처럼 모인다면 그것은 누가봐도 기적이며, 하나님이 하신 것이라고 숙연하게 인정할 것이다. 오히려 그 교회를 통해 더욱 하나님을 경배하며, 그 교회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까 싶다.

분명 복음을 시작하신 주체는 하나님이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는 이 사실을 잠시 망각한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다시금 마가복음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도저히 모이지 않을 것 같은 광야에서도 사람들이 모였다. 다른 조건들 때문이 아니었다. 복음의 능력 때문이었다. 하나님이 복음을 시작하셨기 때문이다. 이 사실로 인해 오늘날 우리 성도들도 복음으로 인해 발생하게 될 세상의 수많은 현상들을 겁내거나 두려워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힘들 수는 있다. 생각지 못했던 어려움도 겪을 수 있다. 손해도 봐야 한다. 열받는데 참기도 해야 한다. 고난도 있을 것이다. 막연할 수도 있고, 답답할 수도 있다. 그래도 감사한 것이 있다. 내가 계획해서 주도한 복음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시작하시고, 이끄시고, 완성하실 복음이다. 이것이 오늘도 복음을 따라 살아가야 할 이유인 것이다. 다른 대안은 없다. 여전히 복음이다. 그래서 견딜 수 있다. 경박한 표현으로 하자면, 졸라게 버틸 수 있다. 진정성이 담긴 새파란(?) 목사의 표현이다. 오늘도 졸라게 버티어 가자. ‘~해보자.

복음은 하나님의 시작이다. 그 시작이 나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 순탄치는 않다. 그러나 멈춰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나님이 시작하여 완성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묵묵히 믿음으로 복음 가운데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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