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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인 도둑질”에 관하여

장대선목사(서울)

by 김경호 진실 2019. 5. 2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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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카트라이트(Thomas Cartwright, 1535-1603)는 그의 기독교 교리 강론(A TREATISE OF CHRISTIAN RELIGION)23장에서 도둑질에는 어떠한 종류들이 있는가?”라고 질문하는데, 그에 대한 대답은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이 있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사적인 도둑질이 행해지는 경우는 우리 자신의 소유를 남용하는 것, 또는 우리 이웃의 소유물을 탐내는 것이라고 했으며, 공적인 도둑질이 행해지는 경우는 교회에서 행해지는 것과 사회에서 행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카트라이트에 의하면 사회에서 행해지는 공적인 도둑질이란, “공공의 물건들을 가져가거나, 어떤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것으로서 급여가 잘못된 판단에 따라 제공되거나, 받는 것또한 그러한 도둑질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공적인 용도의 물건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공적인 도둑질에 해당하며, 광범위하게는 자기에게 합당하지 않은 급여나 대우를 받는 것 또한 공적인 것을 도둑질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아울러 그러한 이해 가운데서 공적인 용도의 재화는 항상 공적인 것이기 때문에, 재산의 공유를 주장하는 재세례파들의 주장 또한 엄격히 배척된다.

 

2:44-47절에서 믿는 사람들이 모든 물건들을 서로 통용했던 것을 근거로 재세례파는 사유재산의 공유를 주장했지만, 카트라이트는 동일한 본문에 대해 비록 개인의 재산을 공적으로 내어 놓았을 지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공적인 용도로 사용했던 것이지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던 것이 결코 아니라고 해석한 것이다. 그러므로 아나니아와 삽비라는 기독교 사회에서 저지르는 공적인 도둑질을 했던 것으로서, 그들의 재산을 공적으로 내어 놓음과 동시에 그것은 공적으로만 쓸 수 있는 것이었지, 그들이 사적으로 착복하여 빼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더구나 사도행전 5장의 아나니아와 삽비라 사건은, 사회에서 저지르는 공적인 도둑질이 결코 참작할만한 가벼운 죄가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에게 거짓말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로다.”(5:4)라는 사도의 선포로서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에서 행해지는 공적인 도둑질은 어떤 것을 말할까? 카트라이트는 그처럼 교회에서 행해지는 공적인 도둑질에 대해 신성 모독이라 불리는 것들이라고 말하면서 부분적으로는 영적인 것들이고, 또 다른 부분으로는 현세적인 것들이라고 했다.

 

먼저 교회에서 행해지는 공적인 도둑질의 현세적인 부분이란 교회의 물건들이 사람들의 소유로 빼돌려 질 때, 혹은 사람들이 성직과 성직록 등을 팔거나, 매매할 때를 말한다. 따라서 오늘날 자신에게 맡겨졌던 목회직을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해 편법을 쓰거나 교회의 부동산을 매각하여 개인(대부분 목사나 장로들이다)이 치부(致富)하게 되는 경우는, 교회에서 행해지는 공적인 도둑질의 대표적인 실례들이다.

 

그러나 교회에서 행해지는 공적인 도둑질에 있어 더욱 중요한 부분은 영적인 것들인데, “교회가 근본적인 교리를 부족하게 가르치거나, 혹은 태만하여 가르쳐 주지 않는 것혹은 목사와 교사(신학 교수)의 타락으로 인하여 가르치지 않는 것이 바로 교회에서 행해지는 공적인 도둑질에 있어서 영적인 것의 대표적인 예다.

 

그러한 죄를 범하는 사역자(목사와 교사)무지하고, 불충분하고, 우둔한 사역자들로써, 그들은 자신들을 세워주고 후원해 주는 사람들에게서 임금(사례)를 받으면서도, 그들의 의무(근본적인 교리를 가르치는)를 이행할 수 없는 자들이다. 아울러 당시의 수도사들과 신부(fryer), 그리고 수녀들의 경우처럼 사역이라는 것을 핑계로 나태하고 태만을 일삼는 것 또한 그러한 죄를 범하는 경우다.

 

물론 교회에서 행해지는 공적인 도둑질은 그처럼 사역자들만 범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회중들이 자신들의 죄를 꾸짖을 수 없고, 하려고 하지도 않는 그러한 사역자들 아래에 있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사역자들을 원하고, 바랄 때회중들은 교회에서 공적인 도둑질을 영적인 부분에서 범하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늘날 대부분의 회중들이 이처럼 교회에서 공적인 도둑질을 영적으로 범하는 예는 무수하게 많다. 그러므로 사역자들이 주어진 사역을 오래 감당하는 중요한 전략이 바로 회중들의 죄에 관해 말하지 않으며, 더구나 죄를 꾸짖는 일 따위는 절대로 하지 않고 치유하고 보듬는 것만을 일삼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여, 교회는 사역자들이나 회중이나 모두가 다 공적인 도둑질을 일삼는 강도의 소굴”(21:13)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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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 무섭고 놀라운 일이 있도다. 선지자들은 거짓을 예언하며 제사장들은 자기 권력으로 다스리며 내 백성은 그것을 좋게 여기니 마지막에는 너희가 어찌하려느냐.”(5:30-31)


장대선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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